감자, 토마토, 가지 등에 들어있는 독성물질을 적절히 활용하면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새로운 암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unsplash
감자, 토마토, 가지 등에 들어있는 독성물질을 적절히 활용하면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새로운 암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unsplash

정상세포를 해치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공격하는 표적치료에 식물의 독을 활용하는 방법이 등장했다. 표적화되고 효과적인 암 치료제를 찾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글리코알칼로이드와 같은 생체 활성 화합물의 잠재력을 탐구하고 있는 것이다.

글리코알칼로이드는 많은 식물 특히 감자 토마토 가지 등이 속한 가지 속(genus Solanum) 식물에서 발견되는 자연 생성 화합물의 한 종류이다. 천연독성 때문에 이를 안전한 항암제로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폴란드 아담믹키에비치대 연구팀은 최근 감자와 토마토와 같은 채소에서 암 치료제로 발견되는 글리코알칼로이드의 효능을 검토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과학자들은 암세포에는 치명적인 동시에 건강한 세포에는 안전한 약을 찾고 있다"며 "여러 가지 질병의 치료에 성공했던, 과거 사용된 약용 식물을 돌아볼 가치가 있을지 모른다"면서 연구의 단초를 설명했다. 이 연구는 ‘약리학 프론티어(Frontiers in Pharmacology)’에 발표했다. 

식물 속 글리코알칼로이드에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 가능성을 발견한 연구가 실린 'Frontiers in Pharmacology'.
식물 속 글리코알칼로이드에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 가능성을 발견한 연구가 실린 'Frontiers in Pharmacology'.

연구팀은 솔라닌, 차코닌, 솔라소닌, 솔라마진, 토마틴의 5가지 글리코알칼로이드에 초점을 맞추었다. 가지과의 식물이 방어수단으로 갖고 있는 알칼로이드가 제대로 사용하기만 하면 약이 될 수 있는 독이라는 것이다. 

글리코알칼로이드는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암세포의 사멸을 촉진할 수 있다. 이는 암을 통제하고 환자 예후를 개선하기 위한 핵심 목표 영역이므로, 글리코알칼로이드는 미래의 암치료에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 첫 단계인 가상 컴퓨터 연구는 글리코알칼로이드가 생식 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독성이 없고 DNA를 손상시키거나 미래의 종양을 일으킬 위험이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현재 사용중인 항암제를 대체할 수는 없다해도, 결합 치료는 치료 효과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리코알칼로이드의 특성에 대한 자세한 지식이 요구되는 이유다.

문제는 어떤 글리코알칼로이드가 인간에게 실험하기에 충분히 안전하고 유망한지 결정하기 위해 시험관 연구 및 모델 동물 연구를 하는 것이다. 감자에 존재하는 글리코알칼로이드의 수준은 품종과 감자가 노출되는 빛과 온도 조건에 의해 달라지긴 하지만 연구팀은 솔라닌, 차코닌과 같이 감자에서 유래된 글리코알칼로이드를 주목했다. 솔라닌은 발암 가능성이 있는 일부 화학물질이 체내에서 발암물질로 변하는 것을 막고 전이를 억제한다. 특정 유형의 백혈병 세포에 대한 연구에서도 치료 용량을 사용하면 솔라닌이 백혈병 세포를 죽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차코닌은 패혈증을 치료할 수 있는 항염증성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가지에서 발견되는 솔라마진은 간암 세포의 번식을 막는다. 솔라마진은 항암제 내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암 줄기세포를 표적으로 하기 때문에 보완 치료법에 사용될 수 있는 글리코알칼로이드 중 하나이다. 가지과 식물에 포함된 솔라소닌도 같은 경로를 통해 암 줄기세포를 공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토마토 역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토마토는 신체의 세포 주기조절을 지원해 암세포를 없애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채소에서 암 치료제의 혜택을 얻기까지 글리코알칼로이드의 작용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해야 하며, 모든 잠재적인 안전 문제를 면밀히 조사해야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식물의 독을 이용한 암세포 공격의 길이 열린 것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저작권자 © 캔서앤서(cancer answ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