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남성암 3위로 2020년 한해 만에도 1만6000명 이상의 신규환자가 발생한 전립선암. 전립선암의 진단은 혈액검사인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로 시작하게 되며, 건강 검진 등을 통한 조기 발견이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전립선암 환자들은 PSA 검사 후 암으로 의심되면 조직검사로 진단을 내린다. 그런데 PSA는 전립선암에서만 만들어져 혈액으로 나오는 물질이 아니고, 정상 전립선 조직에서도 분비되는 물질이기 때문에, 전립선 비대증, 전립선염의 경우에도 PSA 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
따라서 PSA 수치가 높은 환자 모두가 전립선암으로 진단되는 것이 아닌데도 상당수의 환자들이 심한 통증과 감염 등 고통을 감수하며 힘든 검사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하유신 교수, 은평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최문형 교수 연구팀은 "전립선 조직검사 전 PSA 검사와 MRI(자기공명영상)를 시행한 환자 881명을 대상으로 2년 이상 추적 관찰한,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PSA 수치가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MRI 검사를 함께 진행하면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학술적 방사선학(Academic Radiology)’에 최근 발표했다.
해당 분석에서 PSA가 4ng/mL 이상으로 높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전립선암의 진단률(양성예측율)은 PSA만 시행한 경우 29%에서 MRI를 함께 시행할 경우 70% 까지 높일 수 있는 반면,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90% 까지 피할 수 있었다.
이는 PSA만으로 조직검사 시행여부를 결정하는 것보다 MRI를 함께 시행해 얻은 정보를 통해 조직검사 여부를 결정,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대폭 줄이는 것으로, 환자의 고통을 경감 시킬 수 있다고 보고했다.
또 이전에는 PSA 수치가 10ng/mL 이상으로 높은 환자는 대다수에서 전립선암이 진단된다는 인식이 있어 MRI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막연히 생각했지만, 이런 환자군에서도 MRI가 불필요한 조직검사를 줄일 수 있다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MRI 검사가 번거로움과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고통과 합병증이 따르는 조직검사를 피할 수 있는 최선의 선별 방법”이라면서 “MRI의 판독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만큼 영상의 질과 판독을 하는 영상의학과 의사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