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강아지를 하늘나라로 보낸 후 나에겐 이상한 버릇이 생겼습니다. 길에서 다른 강아지를 만나면 고개를 돌려가며 끝까지 쳐다보는 겁니다. 견주에게 한 번 만져봐도 되는지 묻고 싶은 유혹을 꾹 참고 그저 미소만 날리곤 합니다.

가장 부러운 건 끊임없이 주인과 눈맞춤 하려는 강아지를 키우는 견주입니다. 두세 걸음 옮길 때마다 주인을 올려다보며 눈맞춤 하려는 작은 강아지의 동작에서 주인을 향한 강아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많은 견주들은 강아지와 산책을 할 때 강아지와 눈을 맞추지 않습니다. 대신 그들의 시선은 휴대폰을 향해 있습니다. 그 걸 아는지 모르는지 강아지는 지치지도 않고 주인과 눈을 맞추려고 올려다보고 또 올려다봅니다.

비슷한 일이 엄마와 아이들 사이에서도 많이 일어납니다. 갓난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엄마, 아이를 안고 버스에 탄 엄마 중에서도 아이 대신 휴대폰에만 시선이 가 있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엄마와 눈을 마주치려는 아이의 절실함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들의 시선은 딴 곳을 향합니다.

눈맞춤이란 인간 상호작용의 가장 기초적인 단계입니다. 눈맞춤이 잘 안되는 자폐성 아동은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과의 사회적 작용이나 의사소통을 단절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합니다. 책 ‘눈맞춤 육아법’에 "아이는 엄마 아빠와 눈을 맞추며 상호작용하는 작은 순간들을 쌓으며 성장한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또 "부모가 아이에게 전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눈맞춤의 시간들"이라고 합니다. 완전 공감합니다. 진정한 놀아줌은 긴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게 아니고 단 5분이라도 집중해서 눈을 맞추고 놀아주는 것이라는 게 책의 중요한 내용입니다.

아이의 얼굴보다 스마트폰을 더 열심히, 많이 보는 엄마들이여, 아이와 눈맞춤 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보세요! 엄마의 눈과 마주치는 순간마다 아이는 진정한 엄마의 사랑을 만납니다. 그리고 자신이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눈으로 말을 합니다. 다정한 눈맞춤이 백 마디 말보다 낫습니다. 지나고 보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아이와 눈맞춤 하던 때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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