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면역세포(T세포)가 암세포를 잘 죽일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CAR(키메릭항원수용체)-T세포 치료제는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등 일부 혈액암 치료에 획기적인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킴리아인데, 5억원에 달하는 치료비 때문에 건강보험 적용 대상인 일부 환자 외에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
현재는 백혈병 세포가 골수의 5% 이상을 차지하는 재발성·불응성 환자에게만 건강 보험이 적용되고, 미세 백혈병(백혈병 세포가 골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 미만)이나 골수 외 재발 환자들은 약값 혜택을 못 받는다.
그런데 서울대병원 덕분에 미세 백혈병이나 골수 외 재발 환자들도 킴리아로 치료 받을 때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대병원은 킴리아 투여 시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환자들에 대한 치료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보건복지부에 킴리아 임상연구 환자 수 확대를 요청한 결과 심의를 통과했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남겨 두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팀은 재발성·불응성 소아청소년 및 25세 이하의 젊은 성인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자 주도 병원 생산 CAR-T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임상 연구는 킴리아가 도입되기 전 준비된 연구로, 킴리아가 보험 적용을 받으면 연구가 종료될 예정이었다.
서울대병원 연구 대상 중에는 골수 외 재발 환자도 포함돼 있는데, 이들에게서 백혈병 종괴가 사라지는 등 킴리아 치료 효과가 있었다. 서울대병원은 이러한 치료 성적을 기반으로 최근 킴리아의 보험 적용이 안되는 25세 이하 미세백혈병 및 골수 외 재발 환자들에게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 CAR-T 임상 연구 환자 수 확대를 요청했다.
강형진 교수는 "조만간 보험 사각지대에 있는 환자들도 보험 적용이 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전까지만이라도 CAR-T 치료가 꼭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이번에 대상 환자 추가를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