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설악을 품은, 인제가을꽃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속초로 가는 국도변, 용대관광지 일원, 10월 16일까집니다.
가을꽃의 대명사인 국화부터 낯선 외국이름의 바베나,
추억 가득한 맨드라미, 귀족 같은 얼굴의 백합까지.
다양한 꽃들이 너른 꽃밭을 이루며 끝없이 펼쳐져 있어요.
가을엔 역시 국화죠.
내 누이같이 생긴 꽃이여, 가을 국화여!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가 아니더라도, 그 수수함,
그 수수해서 찬란함이 마음 깊이 파고듭니다.
가을 느낌 물씬 풍기는 그 새침한 국화향은 또 어떻고요.
인제의, 가을꽃의, 축제 자리에서 의외의 만남은,
백합이었습니다. 하얀 백합, 노란 백합, 빨간 백합.
그 커다란 얼굴도, 그 다양한 색채도 놀라웠습니다.
삼위일체를, 성모 마리아의 순결을 상징한다는 백합.
그 향기만큼이나 숙연해지는 의미에 흠뻑 취했습니다.
사실, 이번 인제가을꽃축제의 주인공은 바베나(버베나)입니다.
마편초라는 이름의 신비한 색상과 형태의 풀꽃, 바베나.
작은꽃들이 몽실몽실 뭉쳐 큰 꽃을 이루고, 그 꽃무리가 거대한 꽃밭이 됩니다.
바베나는 소박한 구절초와도, 인제의 상징 자작나무와도 잘 어우러집니다.
그러니, 단란한 가정, 가정의 평화와 화합이 꽃말이죠.
내설악의 꼭대기에는 단풍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설악산 단풍 명소엔 사람들로 관광버스로 넘쳐납니다.
이곳 용대리관광지의 꽃축제에도 꽃만큼이나 사람이 많아요.
다들, 아름다운 꽃과 그 향기에 취해 평화를 얻고 싶었겠죠.
맑은 공기, 파란 하늘, 찬란한 자연 속에서 저는 큰 위안을 얻었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