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간경변 등 간 질환 말기 환자 치료 중 하나가 간 이식이다. 타인의 건강한 간을 이식받아 간 기능을 정상화 하는 것인데, 간을 이식받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간 이식 후 건강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간을 이식받은 환자의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면역력이 장내균총(장에 존재하는 미생물 집단, microbiomes)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장내 미생물(Gut Microbes)' (5-year IF: 11.724)에 실렸다.

간이식 환자의 면역 상태는 장내균총(장에 존재하는 미생물 집단)의 상태와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 발표됐다./게티이미지뱅크 
간이식 환자의 면역 상태는 장내균총(장에 존재하는 미생물 집단)의 상태와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 발표됐다./게티이미지뱅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최종영(공동 교신저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이순규 (공동 제1저자) 교수 등이 간이식 후 평균 10년 이상 지난 환자 27명과 건강한 대조그룹 20명의 혈액과 장내균총을 분석한 결과로, 건강한 사람에 비해 간 이식 환자는 기능성 장내균총이 부족했다.

27명의 간이식 환자들은 모두 혈액검사 결과 간 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되는 환자들이었다. 그 중 22명은 여전히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이었고, 다른 5명은 면역억제제를 중단한 면역관용 환자들이었다.

혈액 면역세포 분석 결과 간이식환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면역항상성(immune homeostasis) 유지에 중요한 조절T세포(regulatory T cell)가 감소되어 있고, 염증성 세포인 T 도움 17세포(T helper 17 cell)는 증가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면역항상성은 면역반응 활성화와 억제력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이다.

장내균총 분석에서 간이식 환자들은 이식 후 장기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대조군에 비해 장내균총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균총의 구성이 달랐다.

특히 면역력을 높이는 장내 유익균인 페칼리박테리움(Faecalibacterium)이 가장 감소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페칼리박테리움 혹은 그 대사산물(metabolite)인 부티르산을 투여했을 때 감소되어 있던 조절T세포가 회복되는 것을 확인햤다. 간이식환자들과 면역억제제를 중단하고도 면역상태를 잘 유지하는 면역관용 환자들과 비교했을 때, 페칼리박테리움과 조절 T세포가 회복되어 규명한 기능성 장내균총의 역할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순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간이식 환자의 면역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및 면역상태를 개선할 수 있는 약제개발을 위한 타겟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최종영 교수는 "간 이식은 이식 수술 후 새로운 간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연구결과로 기능성 장내균총을 이용한 신약이 개발된다면 간 이식 환자가 이식 후 면역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저작권자 © 캔서앤서(cancer answ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