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이 폐암을 유발하는 원리가 처음으로 밝혀져 ESMO에서 발표됐다. / unsplash
대기오염이 폐암을 유발하는 원리가 처음으로 밝혀져 ESMO에서 발표됐다. / unsplash

대기오염이 폐암을 일으키는 구체적 발병원리가 처음으로 규명됐다. 대기오염이 폐암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인과관계가 밝혀진 바는 없었다. 

영국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의 찰스 스완턴 교수와 칼리지 런던 대학 연구팀은 1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연례 학술회의에서 대기오염과 암유발 돌연변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아직 국제학술지에 게재되지 않았지만, AFP와 파이낸셜 타임스 등 많은 언론들이 잇달아 보도하고 있다.

유럽종양학회 ESMO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대기오염과 폐암의 관계에 대한 연구(위 사진)가 Financial Times를 비롯한 해외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럽종양학회 ESMO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대기오염과 폐암의 관계에 대한 연구(위 사진)가 Financial Times를 비롯한 해외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팀이 영국인, 한국인, 대만인 등 46만여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오염 입자에 노출되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유전자에 암유발 돌연변이를 일으킬 위험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실험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오염입자가 EGFR과 또 다른 발암인자인 KRAS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EGFR과 KRAS는 일반적으로 폐암에 걸린 환자에게서 흔히 관찰된다. 하지만 이 사실만으로는 돌연변이가 폐암을 유발한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충분하지 않았다. 이 돌연변이는 나이가 들면서 건강한 폐 조직에서도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연구팀은 돌연변이를 지닌 세포가 초미세먼지 오염입자에 노출됐을 때 폐에 염증이 유발돼 암세포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대기 중 오염물질이 도화선 역할을 해 원래 세포 안에서 잠복해있던 암유발 돌연변이 기질이 활성화된다는 것이다.

스완턴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이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경종”이라며 “인간 건강을 해결하고 싶으면 먼저 기후 건강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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