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는 치매 치료제 개발로 주목받는 국내 회사가 있다. 치매치료제 개발에만 10년 이상 매달려온 ㈜아리바이오(대표 정재준 이학박사)다.
㈜아리바이오는 미국 FDA 승인을 받아 AR1001이라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먹는 치료제)로 임상3상을 앞두고 있는데,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상윤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가 최근 SCI급 국제학술지인 ‘알츠하이머 연구와 치료(Alzheimer’s Research & Therapy)’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실험용 마우스에게 AR1001을 투여했더니 학습과 기억력 회복은 물론 행동 기억 능력과 행동 개선 등 다중 기전(약이 작용하는 원리) 효과가 확인됐다.
연구는 13개월 연령의 알츠하이머병 질환 마우스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AR1001을 4주간 매일 투여한 뒤 수중 미로 검사와 수동회피검사로 결과를 평가했다.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위해 실험용 마우스가 미로 안을 수영한 시간과 거리를 비교했으며, 그 결과 마지막 4주차 실험에서 목표지점에 도달한 시간과 거리가 각각 64%, 44%가 감소하였다. 운동지각능력을 검사하기 위한 수영 유형 실험에서 목표지점이 위치한 사분면에서 머문 시간과 지나간 횟수가 각각 2.6배, 3배가 증가해, 기억 능력과 인지기능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행동학습능력을 알아보는 수동회피시험에서 자극에 대한 회피 시간이 2.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AR1001 투여로 인해 실험동물의 학습과 기억력이 유의미하게 개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행동 학습 능력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논문에 밝힌 AR1001의 대표적인 기전(약물이 질병에 작용하는 원리)은 △PDE5(생리활성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 억제를 통한 신경세포 사멸 억제 △자가 포식(Autophagy)의 활성화에 의한 독성 단백질의 축적 억제 △인지 기능에 중요한 시냅스 가소성의 회복 △ 뇌 미세혈관 이완 작용을 통한 뇌 혈류 증가 효과 등이다.
미국에서 초기-중증도 알츠하이머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1001 임상2상(10mg, 30mg 투여)에서 뇌혈류가 증가하고 독성 단백질이 감소했다. 또 장기 안전성과 내약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환자에게 30mg을 투여한 결과 인지기능 평가지표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되었다.
또 치매 환자들에 대한 다차원 평가 결과,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인지기능 유지 또는 향상, 치매성 우울증을 개선하는 등 다중기전 효과가 확인됐다. 혈류, 뇌장벽 투과성도 다른 치료제(PDE5억제제)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AR1001의 임상 2상, 임상 3상에 핵심 연구자로 참여하고 있는 세계적인 임상 의학자 데이비드 그릴리교수(미국 워싱턴대의대 신경과)는 “치매는 베타아밀로이드 같은 독성 단백질 뿐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원인으로 생긴다는 게 확인됐다”며 “따라서 베타아밀로이드 제거라는 단일 기전보다는 신경세포 회복을 위한 다양한 기전을 가진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릴리 교수는 20년만에 미국 FDA로부터 치매치료제로 허가받은 아두카누맙을 포함한 치매 치료·예방 임상시험 60개에 참여한 전문가다.
정재준 (주)아리바이오 대표는 “이상 독성 단백질 제거나 형성을 억제하는 기존의 치매 치료 방법이 임상 시험에서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거두는 데 실패하거나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은 알츠하이머병의 다중 병변을 단일 타겟 약물로만 치료하려고 시도하기 때문”이라며 “이번 논문과 임상2상에서 AR1001의 안전성과 다중기전 효과가 폭넓게 확인된 만큼 알츠하이머병 극복의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인 치료제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치매는 우리 나라 국민 65세 이상 10명 중 1명이 앓는 치명적 질환이며, 2020년 기준 치매 환자 수는 84만명(중앙치매센터 자료)으로 추정된다. 2050년에는 300만명이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치매 원인은 여러가지인데, 그 중에서 알츠하이머가 70% 정도를 차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