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겐은 피부를 비롯한 세포의 구축과 지지에 큰 역할을 하는데, 바로 그 작용 때문에 12형 콜라겐은 유방암의 전이 등 종양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unsplash
콜라겐은 피부를 비롯한 세포의 구축과 지지에 큰 역할을 하는데, 바로 그 작용 때문에 12형 콜라겐은 유방암의 전이 등 종양악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 unsplash

콜라겐은 체내 단백질의 약 30%를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체의 탄력있는 구성에 많은 역할을 한다. 암과 관련해서도 3형 콜라겐이 암세포를 잠 재우는 등 좋은 역할에 익숙하지만, 특정한 형태의 콜라겐은 암세포와 종양 주변의 미세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흔하지 않은 부류의 '12형 콜라겐'은 종양 주변의 미세환경에서 그 비중이 높아지면 유방암의 전이를 촉발한다"는 것이 최근 호주 가반 의학연구소 과학자들이 수행한 연구 결과로 국제적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실렸다.

12형 콜라겐이 유방암의 전이를 촉진하고 암세포의 세포외기질 구축에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Nature Communications'.
12형 콜라겐이 유방암의 전이를 촉진하고 암세포의 세포외기질 구축에 기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Nature Communications'.

또한 종양 미세환경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 '세포외기질(extracellular matrix)'을 형성하는 데도 12형 콜라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

지금까지 우리 몸에서 발견된 콜라겐은 모두 28종.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은 1, 2, 3, 5, 10형 등 5가지 정도이고 그중 1, 2, 3형이 대체로 90% 정도를 차지한다. 콜라겐은 뼈, 피부, 연골, 결합조직 등을 구성하고, 수많은 세포외기질 구성에도 기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몸 안 곳곳에 있는 세포와 조직을 지지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호주 연구팀은, 종양의 세포외기질의 변화를 관찰해 포괄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면서 12형 콜라겐에 주목했다. 이 콜라겐이 다른 유형의 콜라겐이 형성될 때 중요한 역할을 하고, 세포외기질의 입체구조가 만들어지는 데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

연구팀은 생쥐 모델의 유방암 종양을 전임상(pre-clinical) 초기부터 세밀히 관찰해, 종양이 발달함에 따라 세포외 기질을 구성하는 분자도 상당수 변한다는 걸 확인했다. 이 때 12형 콜라겐 수위가 높아진다는 것도 확인했다. 이 콜라겐이 종양의 성질을 좀더 공격적으로 바꾸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12형 콜라겐은 유방 종양에서 이탈한 암세포 무리가 폐 등 다른 기관으로 전이하는 걸 도왔다. 콜라겐 비중을 조절하면서 실험해 보니, 12형 콜라겐 비중이 높아지면 암세포의 전이도 증가했다. 

암 환자의 종양 조직 생검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와 12형 콜라겐의 수위 상승은 암세포의 전이 증가 및 생존 기간 단축과 분명히 관련이 있다는 것이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암세포가 씨앗이라면 종양 미세환경, 특히 세포외기질은 토양과 같다"면서 "12형 콜라겐이 유방암의 발달과 전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게 확인됐다"고 결론지었다. 

이같은 연구결과가 발표됨에 따라, 12형 콜라겐은 새로운 전이암 치료 전략의 유망한 표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유방암 환자의 종양 생검을 통해 12형 콜라겐 수치를 측정하면 전이 확률이 높은 공격적인 전이암을 미리 진단해 낼 수 있게 됐다"며 12형 콜라겐이 진단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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