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 치료제’로 불리는 CAR-T세포 치료제도 암세포를 완벽하게 제압하지는 못한다. 어떻게 해서든 살아남으려는 암세포의 방해 때문이다.
암세포를 공격해 죽이는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보다 확실하게 찾아내 사멸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게 CAR(키메릭 항원 수용체)-T세포다.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등 백혈병 치료에 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제품으로는 킴리아가 대표적이다.
CAR-T세포치료제로 암을 치료하려면 우선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분리해야 한다. 암 세포를 잘 찾아내도록 T세포 유전자 조작 과정을 거친 뒤 배양, 증식 후 환자 몸에 다시 T세포를 주입한다. 이렇게 해서 암 환자에게 주입된 CAR-T세포는 온 몸을 돌아다니며 특정 지표를 가진 암세포를 파괴한다.
그런데 암세포가 순순히 당하지 않는다는 게 독일의 막스 델브뤼크 분자의학센터(MDC) 아르민 렘 박사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외신에 따르면, 렘 박사 연구팀은 ‘분자 치료(Molecular Therapy)’ 에 게재된 논문을 통해 “암 세포가 EBAG9라는 단백질을 많이 만들어 CAR-T세포를 무력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암세포 스스로 EBAG9를 생산할 뿐 아니라 T세포도 이 단백질을 생성하게 유도하기도 한다.
EBAG9 단백질은 CAR-T세포가 암을 죽일 때 쓰는 독성효소의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렘 박사 연구팀은 CAR-T세포가 암세포의 방해를 물리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했는데, 암세포가 EBAG9 단백질을 만들어내지 못하도록 마이크로 RNA를 이용해 EBAG9 유전자 발현을 억제시키는 것이다. 이 치료법 덕분에 CAR-T세포 치료법의 부작용으로 알려진 사이토카인 폭풍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렘 박사 연구팀은 밝혔다.
렘 박사는 “EBAG9 유전자를 끄면 암세포를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며 “성공적인 암 치료가 계속될 뿐 아니라 완전히 치료하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