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의사로 국내 여성 암 진단 및 치료의 권위자였던 강재성 전 고려대 안암병원장이 16일 별세했다. 향년 77세.
1970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고인은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모교 교수가 되었다. 고대가 1985년 안산병원을 개원하며 산부인과가 처음 개설되었을 때 초대 과장으로 부임해 신생 병원 산부인과의 기틀을 닦았다. 자궁경부암, 난소암 등 여성들이 주로 걸리는 암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인은 해당 분야에서 100편이 훨씬 논문을 발표하며 권위자로 자리매김 했다.
의학계의 한 관계자는 “여성 암의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명망이 높았다”며 “1990년대 후반에는 산부인과 내에 유전자치료팀을 꾸려 말기암 완치에 도전하는 등 지속적으로 진료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고 평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고인은 저출산 극복 및 생명윤리 확립을 위한 활동에도 앞장섰다. 2005년 여성의학·건강엑스포 행사 조직위원장을 맡아 정부와 사회에 “여성이 부담 없이 임신 및 육아를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배려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 대표적이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 2년간 고대 안암병원장을 지냈고, 2010년 65세로 정년퇴직을 한 뒤로는 고대 의대 산부인과학교실 명예교수로 있는 한편 자신의 이름을 딴 여성의원도 개원해 진료 활동을 이어갔다.
강단을 떠난 후에도 후학 양성에 힘써 2020년 5월엔 고인이 속한 고대 의대 28회 동기생들과 함께 모금한 약 1억5000만원을 모교에 장학기금으로 기부했다. 2010년 정년퇴임 때 의학 연구와 교육에 평생을 바친 공로로 이명박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