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미세먼지, 담배의 공통점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가 발표한 1군 발암물질이다. 발암물질을 조금씩 먹으면 몸에 좋다는 것이 옳을 수 있을까.
적당량의 술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들이 많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술을 조금만 먹는 사람들은 운동을 좋아하든, 생활을 절제하든 건강습관을 갖고 있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적당량의 술이 건강을 돕는 것이 아니라, 생활습관 자체가 건강을 유지하게 한다고 주장한다.
암과 술에 관한 한 ‘안전한 양은 없다(no safe limit)'는 말이 있다. 보건복지부가 만든 ‘국민 암 예방 수칙’은 암 예방을 위해서 하루 한두 잔의 술도 마시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기드온 네이브 교수팀은 영국 의료 데이터베이스 ‘UK 바이오뱅크’를 토대로 40~69세 3만667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을 완전한 금주에서 하루 평균 4잔 이상 알코올 소비 수준으로 나눠 설문 조사했다. 이를 토대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로 이들 대상자의 뇌 회백질을 분석하고, 음주량을 비교했다.
그 결과, 1주일에 포도주 한 잔이나 맥주 몇 잔 정도만 마셔도 뇌 노화가 촉진됐다. 50세의 경우 평균 음주량이 하루 1유닛(unitㆍ1유닛은 알코올 10g, 맥주로는 280㏄에 해당)에서 2유닛을 마시면 뇌가 2년 정도 노화된다.
회백질은 뇌나 척수에서 신경 세포체가 밀집돼 있어 짙게 보이는 부분이다. 뇌 회백질은 생각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로, 인지 기능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다. 연구 결과, 하루에 술 1유닛을 마시는 50대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뇌가 6개월 더 노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술을 더 많이 마실수록 뇌가 더 노화하는 것을 발견했다. 하루에 2유닛의 술을 마시는 중년들은 뇌가 2년 반 이상 더 노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하루에 4유닛의 술을 마시면 마시지 않을 때와 비교해 뇌가 10년 이상 노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론적으로 1유닛, 즉 아주 적은 양의 술을 마셔도 뇌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경고를 보여준 연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