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게티이미지뱅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게티이미지뱅크

충격적이거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사람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원인과 자가진단법, 치료법을 자세히 살펴봤다.

최근 치료 원리 규명한 연구결과 나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자연재해나 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사람이 그 사건에 공포감을 느끼고 지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그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는 질환이다. 대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우리나라와 미국 연구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원리를 동물 실험을 통해 규명해 눈길을 끌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보영 연구위원이 이끄는 연구팀이 미국 예일대 연구진과 함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제 기전을 규명해 국제 뇌과학 학술지 <분자정신의학지>에 게재한 것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아직 효과적인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인지행동치료 등 정신과적 치료와 우울증 치료제를 이용한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연구팀은 NMDA 수용체 조절제 ‘NYX-783’ 약물의 치료 기전을 밝혀내는 데 주력했고, 공포 상황을 겪은 동물 모델(마우스)에게 24시간 뒤 NYX-783를 주입하자 공포 기억 재발이 억제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건 경험 전 심리적・생물학적 요인이 관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심각한 사건 자체가 일차적인 원인이지만,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사람 모두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하는 건 아니다. 사건 경험 전의 심리적・생물학적 요인이 질환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반적으로 어렸을 때 경험한 심리적 상처의 존재, 성격 장애나 문제, 정신과 질환에 취약한 유전적 특성, 최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삶으로의 변화 등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발생과 연관된 위험인자라고 알려졌다. 이 외에 어렸을 때 심리적인 충격과 관련해 해결되지 않은 심리적인 갈등 등 심리학적 원인도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는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충격적인 사건의 재경험과 이와 관련된 상황 및 자극에서 회피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증상은 사건 발생 1달 후, 심지어는 1년 이상 지난 후에 시작될 수도 있다. 공황 발작이나 해리 현상을 경험할 수 있고, 환청 같은 지각 이상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공격적 성향이나 충동조절 장애,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집중력과 기억력 저하 같은 인지기능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자가진단법

<국가정신건강서비스포털 자료>

두려웠던 경험이나 끔찍했던 경험, 힘들었던 경험 등이 있다면 그것 때문에 지난 한 달 동안 아래 항목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체크한다. '예' 항목 1개당 1점으로 계산한다.

1. 그 경험에 관한 악몽을 꾸거나, 생각하고 싶지 않은데도 그 경험이 떠오른 적이 있었다. □ 아니오 □ 예

2. 그 경험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거나, 그 경험을 떠오르게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했다. □ 아니오 □ 예

3. 늘 주변을 살피고 경계하거나, 쉽게 놀라게 됐다. □ 아니오 □ 예

4. 다른 사람, 일상 활동, 또는 주변 상황에 대해 가졌던 느낌이 없어지거나, 그것에 대해 멀어진 느낌이 들었다. □ 아니오 □ 예

5. 그 사건이나 그 사건으로 인해 생긴 문제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거나,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원망을 멈출 수가 없었다. □ 아니오 □ 예

총점 0~1점_정상

일상생활 적응에 지장을 초래할 만한 외상 사건 경험이나, 이와 관련된 인지적・정서적・행동문제를 거의 보고하지 않았다.

총점 2점_주의 요망

외상 사건과 관련된 반응으로 불편감을 호소하고 있다. 평소보다 일상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면 추가적인 평가나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기 권한다.

총점 3~5점_심한 수준

외상 사건과 관련된 반응으로 심한 불편감을 호소하고 있다. 평소보다 일상생활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추가적인 평가나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기 권한다.

약물 치료와 정신치료 요법 등으로 호전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있으면 약물 치료와 정신치료 요법 등을 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약물 치료의 경우 우선적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저해제인 ‘SSRI’ 약물이 고려된다. SSRI 약물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고유 증상은 물론 우울증과 다른 불안장애 증상을 호전시킨다고 알려졌다. 이 외에 정신치료 요법과 행동치료, 인지치료 등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단받았을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치료받지 않으면 약 30%는 저절로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약 40%는 가벼운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한다고 보고된다. 또한 약 20%는 중등도의 증상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나머지 약 10%는 증상의 호전이 없고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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