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의 다양한 언론들이 주말동안 알랭 들롱의 안락사 결정 사실을 크게 보도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다양한 언론들이 주말동안 알랭 들롱의 안락사 결정 사실을 크게 보도하고 있다.

'세기의 미남'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프랑스의 전설적인 배우 알랭 들롱(86)이 건강 악화로 안락사를 결정했다. 현재 그는 안락사가 합법인 스위스에 머물고 있으며 가족도 안락사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일 프랑스를 비롯한 전세계 언론들이 뜨거운 관심 속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알랭 들롱의 아들 앙토니 들롱은 최근 프랑스 라디오 채널 RTL과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최근 나에게 안락사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더 이상 연명 치료를 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삶을 마감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다는 것이다.

알랭 들롱은 2019년 뇌졸중을 겪은 뒤 "안락사는 가장 논리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병원이나 생명유지 장치를 거치지 않고 조용히 떠날 권리가 있다"고 수차례 밝힌 바 있다. 그는 현재 안락사 절차가 합법인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으며 변호사들과 전 재산을 정리한 상태다. 1999년 스위스 국적을 취득한 알랭 들롱은 현재 프랑스와 스위스 이중국적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기의 미남' 면모를 발휘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기록한 영화 '태양은 가득히' 포스터.
'세기의 미남' 면모를 발휘하며 세계적인 인기를 기록한 영화 '태양은 가득히' 포스터.

알랭 들롱은 지난해 췌장암으로 사망한 전 부인 나탈리 들롱의 죽음을 지켜보며 안락사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나탈리 들롱 역시 생전 안락사를 희망했지만 프랑스는 이 과정이 불법이어서 원하는 대로 죽지 못했다.

평소 알랭 들롱은 안락사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2021년 프랑스 공영 방송과 인터뷰에서 “안락사해야 할 상황이 닥치면 주저없이 안락사를 선택할 것”이라 말했고, 뇌졸중 수술 전에는 “늙는 건 끔찍한 것”이라며 “우리는 나이 앞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1957년 영화계에 데뷔한 들롱은 ‘세기의 미남’이란 이름을 얻으면서 수많은 염문과 논란으로 미디어를 장식해 왔다. 1995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곰상을 수상했으며, 2019년 칸 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그가 출연한 영화는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 <암흑가의 세 사람> <미망인> <스콜피오> <카사노바> <형사이야기> <볼사리노> <태양은 가득히> 등 다수. 여배우들과 무수한 스캔들에 휘말렸던 그는 오랜 연인이던 나탈리와 1964년 비밀리 결혼해 아들 앙토니를 출산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을 오래 유지하지 못하고 1969년 이혼했다. 나탈리와 헤어진 이후엔 정식으로 결혼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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