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에서 암 표준치료(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 등)를 받든 ‘대학병원 밖 치료(한의학, 보완·대체요법, 자연요법)’를 하든 3개월 정도 후에 꼭 효과를 평가해보기를 권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한달 만에 암 크기가 변할 수 있는데, 보통 3개월 정도는 지켜봐야 추이를 알 수 있습니다.
대학병원에서 암 표준치료를 받는 경우 기본적으로 주치의 처방으로 정기 검사를 받기 때문에 따로 신경을 안 써도 됩니다. 그런데 ‘병원 밖 치료’는 체계적인 검사 방법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현대의학적 암 치료에 비판적인 입장의 치료 기관이라면 더 그렇습니다. 병원 검사 자체의 유해성을 이유로 정기적인 검사를 반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드물지만 CT 등의 영상 검사는 방사선 피폭을 이유로 기피하기도 하는데, 치료 상황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검사 기피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암 환우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고 암 상태를 평가해야 합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대학병원 암치료가 힘들고 치료 부작용이 적지 않은 데다가 치료 효과도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해도, 여전히 표준 암치료는 가장 신뢰받기 때문에 암환우들은 메이저급 대학병원을 절대적으로 선호합니다. 지금은 일부러 불필요한 검사를 받으라고 처방하는 병원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상담한 환우 중에 이런 분이 있습니다. 작년 6월 암 진단 후 병원치료를 포기하고 자연 치유에만 매달렸는데, 얼마 전 검사를 했더니 암이 많이 커져 무척 낙담을 하셨습니다.
자연치유가 효과가 있다면 늦어도 5~6개월 지난 시점에서는 검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그 환우는 작년 11월쯤 검사를 했으면 상황에 맞는 대처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사실 자연치유는 인내를 가지고 해야 합니다. 자연치유에 전념해서 자연치유력이 갑자기 강해져 암을 제압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경우는 드뭅니다. 암 성장 속도가 너무 빠를 때에는 단기간에 암을 억제하는 치료가 필요한데, 이 때 대학병원의 표준치료나 특화요법(효과가 검증된 면역증강 요법 등), 암을 억제하는 ‘병원 밖 치료’ 중 가능하면 자연치유력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선택하는 영리함이 필요합니다.
저에게 상담을 의뢰한 어떤 환우는 주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병원치료를 안 받겠다”고 선언한 뒤 다른 치료를 받다가 증상이 너무 심해졌는데도 그 병원을 다시 찾아가지 못했습니다. 그 병원에 의무기록이 다 있으니 돌아가야 하는데, 주치의와 관계가 틀어졌으니 다시 그 병원을 이용하기가 불편한 것입니다.
설사 대학병원 치료 대신 다른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더라도 기존에 다니던 병원과의 끈은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갑자기 병원 검사를 받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통합의학적 암 치료'의 기본 입장은 대학병원의 암 표준치료와 표준치료 이외 암 치료(병원 밖 치료)의 장점만 잘 찾아 이용하자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은 어떤 치료를 어디서 받든지 최소 3개월이 경과되면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효과를 평가하고, 암치료 로드맵을 수정·보완 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부디 암 환우 여러분이 선택한 암치료 로드맵이 최선의 로드맵이 되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