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도 비타민C 주사가 암 환자의 면역 보조요법으로 사용돼 눈길을 끈다./게티이미지뱅크
고농도 비타민C 주사가 암 환자의 면역 보조요법으로 사용돼 눈길을 끈다./게티이미지뱅크

암 환자 중 면역 보조요법으로 고농도 비타민C 주사(비타민C 메가도스 요법)를 맞는 사람이 꽤 있다. 고농도 비타민C 주사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맞을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항암 치료 부작용 줄이고 기력 회복에 도움

비타민C는 체내에서 발생한 활성산소를 제거해 인체를 보호하고 세포와 조직을 형성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암 환자가 고농도 비타민C 주사를 맞으면 면역 세포 활성화를 도와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고, 몸의 기력을 회복시키는 등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2017년에는 고용량 비타민C로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산화환원 생물학>에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당시 미국 아이오와대학 종합암센터 영상 종양 전문의인 개리 뷔트너 박사는 "시험관 실험과 쥐 실험을 거친 뒤 예비 임상시험을 통해 비타민C를 정맥주사로 투여해 혈중 수치를 대폭 높이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개리 뷔트너 박사는 비타민C를 정맥주사로 직접 투여하면 정상적인 대사와 배설의 과정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경구 투여보다 혈중 농도를 100~500배 늘릴 수 있으며, 이런 초고농도 비타민C는 암세포를 죽이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했다.

그는 비타민C가 분해되면서 형성되는 과산화수소가 조직과 DNA를 손상시키는데, 정상 세포는 과산화수소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수단을 갖고 있지만 암세포는 이런 능력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고농도 비타민C가 정상 세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또한 혈액암의 경우 비타민C가 혈구 세포의 돌연변이를 막아준다는 논문이 발표되기도 했다. 2020년 서울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셀', '사이언스' 등 세계적인 과학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고용량의 비타민C를 투입하면 혈액암을 유발하는 돌연변이 백혈구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간다는 주장이 많다”고 말했다.

고농도 비타민C 주사를 맞을 때 주의할 점

고농도 비타민C 주사를 맞으려는 암 환자는 대사 활동에 필수적인 G6PD 효소(글루코스-6-인산탈수소효소)가 충분한지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검사 결과 G6PD 효소가 정상으로 나와야 고농도 비타민C 주사를 맞을 수 있다. G6PD 효소가 결핍된 상태면 비타민C가 적혈구를 용혈(적혈구 세포막이 파괴돼 그 안의 헤모글로빈이 혈구 밖으로 나오는 현상)시킬 수 있다.

고농도 비타민C 주사를 맞는 시기와 용량, 맞는 속도는 의료진과 상의해 조절할 필요가 있다. 보통의 암 환자는 항암 주사와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비타민C 주사를 맞는다. 주사 용량은 몸무게 45㎏까지는 약 50g, 70㎏까지는 약 75g, 그 이상은 약 100g을 맞는 것이 일반적이다. 맞는 속도는 1시간에 30~60g 정도 맞는 것이 알맞다고 한다. 너무 빨리 맞으면 어지럽거나 갈증이 심해질 수 있다.

고농도 비타민C 주사를 맞은 암 환자 중 심한 갈증이나 메스꺼움, 오한 등을 경험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혈중 비타민C 농도가 높아지면서 생기는 증상이다. 이럴 땐 따뜻한 물이나 차, 무가당 이온 음료 등을 마시면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다.

저작권자 © 캔서앤서(cancer answ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