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나눠 먹는 풍습이 있었다./게티이미지뱅크
예부터 동짓날에는 팥죽을 쑤어 나눠 먹는 풍습이 있었다./게티이미지뱅크

22일은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동지다. 예부터 선조들은 팥의 붉은색이 액운을 물리친다고 믿어 동짓날이 되면 팥죽을 먹었다. 동지를 맞아 팥의 영양성분과 효능을 살펴봤다.

혈당과 체지방 증가 억제하는 성분 풍부

팥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주성분이며, 우리 몸에 좋은 영양성분이 골고루 들어있는 건강식품이다. 팥의 효능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포닌이 풍부해 항암과 노화 예방에 뛰어나다는 점이다. 팥 속 칼륨은 나트륨이 몸 밖으로 잘 배출되게 도와 몸의 부기를 빼고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팥에는 비타민B군이 풍부해 피로 해소와 피부 및 모발 건강에 이롭다. 붉은색을 띠는 팥에는 안토시아닌이 듬뿍 들어있는데, 이 덕분에 몸속의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팥 속에는 곡류에 부족한 라이신과 트립토판이 풍부해 곡류에 팥을 넣어 먹으면 영양학적으로 궁합이 잘 맞는다.

최근 팥에 관한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12월 15일 농촌진흥청이 ‘항당뇨 팥(MY59)의 활성을 유지・증진시키는 추출방법을 확립하고, 식의약 소재로서 항당뇨 팥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힌 것이다.

농촌진흥청은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노구섭 교수팀과 고지방 먹이를 제공해 인위적으로 당뇨를 유발한 동물모델 실험을 한 결과, 항당뇨 팥 핵심 추출물의 혈당조절과 식이요법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3개 군으로 구분한 4주령 쥐로 12주 동안 실험을 진행했다. 대조군은 표준 지방 사료(지방 10% kcal 함유)를 섭취하게 했고, 고지방 식이 처리군은 고지방 사료(지방 45% kcal 함유)를 섭취하게 했다. 항당뇨 팥 추출물 처리군은 고지방 사료(지방 45% kcal 함유)와 항당뇨 팥 추출물을 혼합(50㎎/㎏, 200㎎/㎏)해 만든 사료를 섭취하게 했다.

그 결과, 고지방 식이 동물모델에서 항당뇨 팥 추출물을 투여한 군은 낮은 농도(50㎎/㎏)에서도 혈당이 63% 이상 떨어졌고, 당뇨병의 중요한 지표인 내당능장애와 인슐린 저항성도 개선됐다. 또 고지방 식이 동물모델에게 항당뇨 팥 추출물을 먹였더니 근육 손실 없이 체지방 함량이 30% 이상 줄었으며, 몸무게 역시 37% 감소했다.

연구팀 노구섭 교수는 “항당뇨 팥 추출물은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고지방 식이에 의한 혈당과 체지방 증가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면서 “특히 단기간에 혈당을 떨어뜨리고, 근육 손실 없이 체지방을 감소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팥죽과 팥칼국수, 팥시루떡, 팥빙수 등 다양하게 즐겨

선조들은 경사 또는 재앙이 있을 때 팥죽이나 팥떡, 팥밥을 해서 나눠 먹는 풍습이 있었다. 이런 풍습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는데, 고사를 지낼 때 팥떡이 빠지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팥을 즐기는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팥죽과 팥칼국수다. 팥으로 만든 요리를 좋아하는 이들은 계절 상관없이 팥죽과 팥칼국수를 즐겨 먹는다. 여름철에 많은 사랑을 받는 팥빙수에도 팥이 빠질 수 없다. 또한 팥고물과 팥소는 떡이나 빵, 전통 과자 등의 부재료로 다양하게 사용된다. 팥시루떡, 오메기떡, 수수부꾸미 같은 떡은 기본이고, 단팥빵, 팥양갱, 호두과자 등에도 꼭 필요하다. 이외에 팥라떼, 팥차 등 음료로 즐기기도 한다.

팥을 고를 때는 붉은색이 선명하고 흰색 띠가 뚜렷하며, 손상된 낱알이 없는 것을 선택한다. 구입한 팥은 습기가 없고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날이 더운 여름철에는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팥을 요리에 사용할 때는 깨끗하게 씻어 물에 충분히 불려 놓아야 한다. 팥 껍질이 단단해서 12시간 이상 불린 다음 삶아야 부드럽다. 요리할 때마다 팥을 불려 삶기 번거로우면 한 번에 많은 양을 삶아 냉동실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쓰면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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