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
모든 삶에는 소설 한권 분량의 사연이 담겨있고,
각각의 사연에는 삶의 무게만큼의 간절함이 녹아있는 법.
수능을 마치고 대입을 앞둔 젊은이들의 간절함, 그 부모의 간절함,
살 길이 열리기를, 건강이 회복되기를, 사랑이 이뤄지길 비는 간절함.
내설악 백담사.
만해 한용운 선생의 삶과 시(詩)가 살아 숨쉬는 곳.
그 오래된 절의 바로 앞 수렴동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끝없이 펼쳐진 하얀 자갈밭엔 수많은 소원돌탑들이 쌓여있습니다.
보통사람들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소박하게 쌓아올린 갖가지 돌탑들.
주위에 널린 것이 돌이라지만, 제대로 쌓으려면, 멋있게 쌓으려면,
돌을 고르고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야 하는 법.
정성껏 조심조심 쌓아야 한층한층 올라가는 법.
그렇게 완성된 돌탑은 설악의 절경과 고찰의 풍광이 어우러져 절창입니다.
만해 선사의 절창만큼이나 애절한 님의 노래입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만해 한용운 <님의 침묵>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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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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