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완치된 사람의 면역체계를 분석한 결과, 독감과 싸울 때 활성화되는 면역 세포가 코로나19 증상 치유 과정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발견은 인간의 면역체계가 새로운 코로나 바이러스와 대항해 어떻게 활동하는 지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의학전문지인 네이처메디슨에 지난 16일(현지시각) 공개된 호주 멜버른 피터도허티 연구소의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된 환자에게서 인체가 독감과 싸울 때 나오는 면역 세포들이 관찰된 것으로 드러났다.
멜버른 피터도허티 연구진은 최근 중국 우한을 방문했다가 호주로 돌아와 확진 판정을 받은 40대 여성이 경증에서 일반적인 코로나 증상이 나타나 회복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관찰하며, 임상경과를 분석했다.
특히 발열, 기침 등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경증이 발생하기 시작했을 때 연구진이 여성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독감에 걸린 환자들의 면역 체계에서 주로 관찰되는 면역 세포 4가지가 활성화되는 걸 발견했다.
이 중, CD8 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었거나 암에 의해 영향을 받은 세포를 식별하여 사멸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세포들은 특히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복제를 차단하는 물질을 생산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임으로서 HIV에 대한 면역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는 현재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투여되고 있는 다양한 HIV 치료제가 왜 효과를 나타내고 있으며, 특정 HIV 치료제는 왜 별 다른 효과가 없는지 규명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미국 중국 등지에서는 에이즈와 HIV 치료제를 조합해 코로나 19 치료제를 만드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연구진은 "40대의 여성은 경증으로 시작해 발열 등 일반적인 코로나19 증상을 모두 거친 뒤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고 회복했다”며 “입원 이후 약물 치료만으로 호전돼 퇴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견은 인간의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면 성공적으로 이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는 걸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