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섭취가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사망 위험을 남성은 24%, 여성은 28%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인이 포함된 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추적관찰 연구 결과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서울대 식품영양학과(이정은)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안윤옥, 유근영, 강대희, 박수경, 신애선) 공동 연구팀은 아시아 4개국(한국,일본,중국,싱가포르)의 33만명을 대상으로 12.5년에 걸쳐 추적 관찰한 결과, 커피 섭취가 사망위험을 크게 낮추는 효과가 관찰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4개국 연구팀 소속 38명이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역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하루 커피 섭취량을 ▲ 1잔 이상∼3잔 미만 ▲ 3잔 이상∼5잔 미만 ▲ 5잔 이상으로 나눠 성별로 사망위험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의 경우 커피를 하루 1잔~3잔 미만 마시는 사람이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보다 사망위험이 2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루 3잔~5잔 미만, 5잔 이상의 경우에도 각각 사망위험이 24%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성은 커피 섭취량에 따라 사망 위험이 각각 20%, 35%, 28%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 섭취는 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남성은 15%, 여성은 19% 낮췄으며,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남성 27%, 여성 27%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커피에 들어있는 클로로겐산, 카페인, 트리고넬린, 마그네슘 등의 생리활성물질이 항산화와 항염증 효과를 내고, 혈당 수치를 개선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외국의 커피 연구 결과와 비슷하다. 2017년 국제암연구소(IARC)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은 유럽 10개국에서 50만명 이상을 상대로 연구한 결과, 하루에 커피 3잔을 마시는 사람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오래 사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녹차도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차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카테킨 함량이 높은 식품이다. 녹차 섭취량에 따른 심혈관질환 사망위험 감소 효과는 남성이 하루 1잔 이상∼3잔 미만 15%, 3잔 이상∼5잔 미만 17%, 5잔 이상 21%였다. 여성의 심혈관질환 사망위험은 각각의 섭취량에 따라 12%, 20%, 22% 낮았다.
강대희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커피는 전 세계 연구에서 사망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는 식품"이라며 "일부 연구에서 커피의 부작용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근거 수준이 매우 높은 장기간의 관찰 연구결과에서 유효성이 확인된 부분을 좀 더 신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