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사이신의 매운 맛, 어떻게 감지할까?" "피부에 가해지는 압박은 또 어떻게 인지될까?"
생활 속에서 궁금하게 느낄만한 이같은 질문을 통해 인체의 자극 수용방식을 규명함으로써 만성통증 등 많은 질병치료에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온 연구결과가 올해 노벨상을 받았다.
2021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데이비드 줄리어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 생리학과 교수와 아르뎀 파타푸티안 캘리포니아 라호야의 위치한 스크립스연구소의 신경과학자가 선정됐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이들이 ‘온도와 촉각 수용기’를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노벨위원회 측은 이들의 획기적인 발견은 “열과 추위, 그리고 기계적 힘이 주변 세상을 인식하고 적응할 수 있게 하는 신경 자극을 어떻게 유발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도록 해줬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들이 발견한 지식은 만성 통증을 포함 광범위한 질병에 대한 치료법 개발에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줄리어스 교수는 열에 반응하는 피부의 신경 말단에 있는 감지기를 확인하기 위해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유기 질소화합물로, 특히 고추씨에 많이 포함돼 있는 캡사이신을 이용했다고 노벨위원회 측은 설명했다. 미국의 저명한 생리학자인 줄리어스는 미국 뉴욕 출생으로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졸업하고, 캘리포니아대학교(UC) 버클리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분자생물학자인 파타푸티안 교수는 우리의 피부를 건드리는 기계적인 자극(압력)이 어떻게 전기신호로 바뀌는지를 밝혀내는 연구를 수행했다. 파타푸티안 교수는 레바논계 미국인으로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를 졸업하고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칼텍)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 스웨덴크로나(약 13억5300만원)가 주어진다. 공동연구자인 줄리어스와 파타푸티안은 500만크로나를 절반씩 나눠 갖는다. 올해 생리·의학상 후보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학자들이나 한타바이러스 발견자인 이호왕 교수 등도 물망에 올랐었다.
한편,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시작으로 올해 노벨상 6개 분야 영예의 주인공이 발표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2월 있을 실제 시상은 수상자의 본국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노르웨이 노벨 위원회는 4일 생리·의학상 시상자 발표를 시작으로, 5일 물리학상, 6일 화학상, 7일 문학상, 8일 평화상, 11일 경제학상을 발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