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효과가 다양한 항암치료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흑색종에서는 절제술을 받은 2기 환자의 보조요법으로서의 효능을 보여줬고, 지속성·재발성·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에서는 백금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요법을 통해 1차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연구 결과들은 9월 16~21일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에서 발표됐다.
미국 피츠버그대학 힐먼 암센터 J. J. 루크 박사 연구팀은 KEYNOTE-716 연구에서는 절제술을 받은 고위험 2기 흑색종 환자에서 키트루다와 위약을 평가했다. 연구에는 12세 이상 절제술을 받은 2B기 또는 2C기 흑색종 환자 976명이 참여했다. 2B기 환자는 64%, 2C기 환자는 34.8%였다.
이들은 키트루다 200mg 투여군(n=487)과 위약군(n=489)에 1:1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팀은 1차 목표점으로 무재발생존율(RFS)로 설정하고, 질병이 재발하거나 수용할 수 없는 독성이 나타날 때까지 치료를 계속했다.
14.4개월 추적관찰 결과, 키트루다 투여군은 위약군에 비해 RFS를 유의하게 연장했다. 특히 키트루다 투여군의 11.1%와 위약군 16.8%에서 흑색종이 재발했는데, 키트루다 투여군에서는 23명만 전이됐다. 위약군에서는 38명이 전이를 경험했다.
절제술 후 흑색종이 재발했지만, 전이까지 이어지는 것을 약 절반 정도로 낮춘 것이다. 아울러 12개월 RFS 비율은 키트루다 투여군이 90.5%, 위약군은 83.1%로 나타났다. 안전성 프로파일도 양호했다.
연구팀은 "절제술을 받은 2B/2C기 흑색종 환자에서 키트루다 보조요법은 위약에 비해 질병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35% 감소시켰고, 유의하게 연장된 RFS를 보였다"고 말했다.
현재 고위험 2기 흑색종 절제술을 받은 환자에 대한 표준치료는 관찰요법이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키트루다의 적응증 확장도 전망된다.
키트루다는 자궁경부암 1차 치료제로의 가능성에도 긍정 신호를 보였다.앞서 키트루다는 이전에 치료받은 PD-L1 양성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에서 효능을 보인 바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 비코카대학 N. 콜롬보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KEYNOTE-826 연구결과, 키트루다는 자궁경부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아바스틴(베바시주맙)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백금기반 화학요법과 병용할 때 생존기간을 연장시켰다.
이번 연구는 재발성, 지속성, 전이성 자궁경부암에서 아바스틴 투여 여부와 관계없이 키트루다+백금기반 화학요법(파클리탁셀+시스플라틴 또는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연구에는 이전에 전신 치료를 받은 적 없는 지속성, 재발성, 전이성 자궁경부암이 있는 환자 중 백금기반 화학요법이 불가능하거나 치료가 어려운 성인 617명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키트루다+화학요법군'과 '화학요법+위약군'에 1:1 무작위 배정, 평가했다. 1차 목표점은 PD-L1 복합양성점수(CPS) 1이상 집단, 모든 환자 집단, PD-L1 CPS 10이상 집단의 전체생존기간(OS)과 RESICST 1.1 버전에 따른 무진행생존기간(PFS)으로 설정했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군의 88.8%는 PD-L1 CPS 1이상이었고, PD-L1 CPS 10이상은 51.4%를 차지했다. 연구 결과 재발성, 지속성, 전이성 자궁경부암에서 키트루다+화학요법은 PD-L1 CPS 1이상, 모든 환자, PD-L1 CPS 10이상 등 환자 집단에서 PFS와 OS가 유의하게 개선됐다.
연구팀은 "키트루다+화학요법은 PD-L1 발현에 관계없이 환자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PFS와 OS를 제공했다"며 "키트루다+화학요법은 아바스틴 치료 여부에 관계없이 새로운 표준치료가 될 수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속성, 재발성, 전이성 자궁경부함 환자들은 생존기간이 12개월 미만인 암울한 예후를 갖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면역요법을 1차 치료로 활용할 경우 환자의 전체 생존율의 높은 증가를 보여주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