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가 암 줄기세포를 억제해 악성 뇌종양 재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확인했다.
부산대 생명과학과 윤부현 교수 연구팀(부산대 생명시스템학과 박사과정 강현구 학생이 제1저자, 연구책임자인 윤 교수가 교신저자)은 당뇨병 치료제 '글리메피리드'가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의 암 줄기세포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종양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실험·임상 암 연구 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 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
암 조직의 0.1∼5%를 차지하는 암 줄기세포는 항암 치료 후에도 살아남아 암 세포를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세포를 말한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교모세포종을 방사선으로 치료하면 암 줄기세포에서 CLIP3 단백질의 양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됐다. 이 단백질 양이 줄면 암 줄기세포의 먹이가 되는 포도당을 옮기는 CLUT3라는 물질이 세포 안으로 쉽게 들어와 암세포가 활성화되는 구조를 밝혀냈다.
이어 약물 반응 유전체 프로파일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통해 글리메피리드가 CLIP3 단백질 발현을 회복시킨다는 결과를 얻었다.
뇌종양 환자에게서 떼어낸 암 세포를 실험용 쥐에 이식해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방사선 치료와 글리메피리드 투여를 병행하면 암 줄기세포를 제어해 암 재발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교모세포종 치료에 쓰는 약물인 테모졸로마이드와 비슷한 암 억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모졸로마이드는 저항성 때문에 환자의 절반 가량에는 쓰지 못하는 반면, 글리메피리드는 모든 환자에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책임을 맡은 부산대 생명과학과 윤부현 교수는 “교모세포종 환자의 약 50% 정도가 기존 약물인 테모졸로마이드에 대한 저항성을 가진다”며 “글리메피리드는 교모세포종의 암 줄기세포를 표적하기 때문에 교모세포종의 재발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새로운 치료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