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역으로, 그것만 없애면 암을 억제할 수 있는 효소가 발견됐다.
캐나다 밴쿠버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의과대학과 브리티시컬럼비아 암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탄산무수화효소 IX(CAIX)가 암세포의 성장을 도울 뿐만아니라 다른 장기로 전이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발표된 이 연구를 통해 "암세포의 아킬레스건을 찾은 셈"이라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UBC 의학부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과 교수이자 BC 암연구소의 슈카트 데다 박사는 "암세포는 생존하기 위해 CAIX 효소에 의존하는데, 이는 CAIX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면 암세포의 성장을 막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이 효소가 궁극적으로 '아킬레스건'이 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고형암의 확산을 막는 새로운 치료전략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것이라고 설명했다.
암세포는 혈액에서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암은 커질수록 모든 부분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할 수 없게 돼 산소가 부족한 부위가 생긴다. 이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저산소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암세포 내부에 산이 축적된다. 암세포는 이같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기 위해 산성상태를 중화시키는 효소를 방출해 생존한다. 이 효소는 또한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퍼질 수 있는 공격적인 형태의 종양이 될 수 있게 해준다. 이 효소중 하나가 CAIX다.
연구진은 이미 CAIX 효소를 막는 약물 SLC-0111을 찾아낸 바 있다. 이 약물은 현재 임상 1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 약물의 전임상 시험에서는 유방암, 췌장암, 뇌암에서 종양 성장과 확산을 억제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다른 암세포에서는 그 효과가 미미했다.
데다 박사는 "CAIX 효소가 세포 스스로 죽게 만드는 페롭토시스 현상을 통해 암세포의 죽음을 막아준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SLC-0111와 함께 페롭토시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합물을 결합하면 암세포를 죽게 만들고 종양 성장을 약화시킨다"고 말했다.
현재 페롭토시스를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확인하기 위해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