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 진단이 쉽지 않은 '침묵의 암'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영상법이 개발됐다.
경북대학교 유정수 교수(의학과)와 한국원자력의학원 김정영 박사, 서울아산병원 김송철 교수 연구팀은췌장암을 높은 민감도로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리포좀 기반의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장기별로 활성 차이가 큰 에스터가수분해효소(Esterase)를 활용한 새로운 영상전략을 고안하 고 종양 이외의 장기에서는 빠르게 분해되어 배출되는 영상 조영제인 리포좀 기반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의 나노입자 기반의 조영제는 췌장 암세포보다는 간과 비장 같은 주변 장기에 훨씬 더 높은 신호를 보내는 근원적인 문제점이 있어 암세포만 선별적으로 영상화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효소의 활성이 높은 간과 비장에서는 리포좀에 탑재된 특정 구조의 방사성 추적자가 효소에 의해 빠르게 가수 분해된 뒤 소변으로 배출돼 간과 비장에서는 낮은 신호를 보여줬다. 반면, 암세포에서는 효소의 활성이 낮아 방사성추적자가 오랜 시간 동안 높은 신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영상전략을 활용해 약 2㎜의 작은 췌장암까지 선명하게 진단할 수 있었다. 연구팀의 쥐 실험에서 체중의 0.03%에 불과한 췌장암에서만 특이적으로 높은 신호가 관찰돼 기존 나노입자 기반 조영제의 근원적인 백그라운드 단점을 해결하고 췌장암 조기진단의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췌장암에 과발현되는 엽산 수용체에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엽산을 리포좀 표면에 도입해 췌장암에 대한 선택성을 높였다"면서 "개발된 리포좀 기반 영상 플랫폼을 기반으로 종양 별 타겟팅 물질을 다양화한다면 종양 맞춤형 조영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원자력연구개발사업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시에스 나노(ACS Nano) 온라인에 최근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