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암을 죽이는 면역세포 NK세포(자연살해세포)를 무력화시킨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 밝혀냈다.

1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김연숙·천신혜 교수 공동연구팀은 코로나19 환자들의 NK세포 항바이러스 기능이 약화됐으며, 특히 중증 환자들은 그 정도가 심하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결과는 의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에 게재됐다.

NK세포 이미지./게티이미뱅크
NK세포 이미지./게티이미뱅크

연구진은 국내 코로나19 환자를 진단 초기부터 회복까지 추적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환자에게서 일반인과 달리 형태가 변형된 ‘비정형 NK세포’가 많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비정형 NK세포가 정상적인 NK세포에 비해 항바이러스 기능이 약화되거나 손상됐다는 것도 확인했다.

코로나19 감염 환자는 감염 초기에 면역세포 기능이 떨어진 '비정형 NK세포'가 갑자기 증가하며 증증일수록 그 현상이 오래 지속된다./카이스트 제공
코로나19 감염 환자는 감염 초기에 면역세포 기능이 떨어진 '비정형 NK세포'가 갑자기 증가하며 증증일수록 그 현상이 오래 지속된다./카이스트 제공

또 비정형 NK세포는 코로나19 증상 정도와는 관계없이 질병 초기에 빠르게 증가한다는 점도 드러났다. 코로나19에 감염된 1주일 동안에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것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경증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비정형 NK세포 증가 현상이 일주일 내 사라지지만,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에게는 이 현상이 더 오래 지속된다는 점도 확인했다.

김연숙 충남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환자의 감염 전 과정에서 NK세포의 변화와 특성을 처음으로 분석해 선천면역 반응의 손상 메커니즘을 밝혀냈다는데 의미가 크다”라며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선제적 치료를 조기에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임상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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