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5일 개원 충주위담통합병원, 위담한방병원 재단이 위탁운영
국가지정 중부권통합의학센터 충주위담통합병원(병원장 최도영)이 6월15일 치유온천으로 유명한 충주 수안보온천 지구에 문을 연다. 2019년 4월 건축공사를 시작한지 2년 2개월만이다. 3층 건물에 134병상의 입원실과 통합진료센터, 통합치료센터, 통합치유센터, 야외온천을 포함한 수(水)치료실 등을 갖췄다.
의학·한의학·보완대체의학을 접목한 통합의료 모델을 개발,발전시키려는 정부 정책에 따라 장흥, 대구에 이어 세 번째로 세워지는 통합의학센터다. 난치성 위장병 전문치료 한방병원으로 널리 알려진 위담한방병원(재단법인 위담)이 위탁운영을 맡았다.
지리적 접근성, 통합병원에 대한 낮은 인지도 등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요소에도 불구하고 위담한방병원 재단을 이끌고 있는 최서형 박사(위담한방병원장)는 주저없이 충주위담통합병원을 맡겠다고 나섰다. 최서형 박사는 30만명의 난치성 위장병 환자를 치료한 경험을 바탕으로 ‘담적증후군(담적병)’이라는 개념을 정립한 명의다. 충주위담통합병원이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병원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최서형 박사에게 들어봤다.
30년간 환자 고통 줄이고 치료 희망 주는 방법 모색
- 박사님께서 충주위담통합병원을 맡기로 한 것은 병원 하나를 더 운영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충주위담통합병원 운영을 갑자기 결정한 게 아닙니다. 저는 30년 전부터 환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치료의 희망을 주는 방법을 모색해왔는데, ‘융합의학이라는 이름으로 그걸 실현할 기회를 맞이한 것입니다. 병원 이름에 ‘통합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저는 융합의학이라는 표현을 쓰고 싶습니다. 통합의학은 (현대)의학, 한의학, 보완의학, 대체의학 등 성격이 다른 여러 의학의 물리적 결합인데 비해, 융합의학은 이들 의학의 정신, 컨텐츠의 화학적·융합적 결합을 통해 새로운 시너지 의학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 충주위담통합병원에 거는 기대도 크고 걱정도 되실 것 같은데요.
"융합의학을 시도해본 적은 있습니다. 정부 연구과제를 받아 융합의학적 치료가 환자들에게 어떤 임상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논문을 저희들이 제출한 적이 있었고, 우리 위담한방병원에서 융합의학적 치료모델을 환자에게 적용해 어느 정도 결과를 낸 적이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장(場)’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굉장히 두렵고 떨립니다. 물론 어느 정도 경험이 있기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통합의학이라는 개념은 실체가 없고 모호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통합의학이라는 개념이 나온 것은 현대의학이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진단이 안 되는 위장병이 많고, 암 치료도 암은 죽이지만 몸도 같이 죽이고, 당뇨 치료도 혈당은 내리지만 혈당 조절 능력을 떨어뜨립니다. 속이 쓰리다고 제산제를 쓰면 나중에 췌장의 문제나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위장 환경을 만듭니다. 현대의학은 이렇게 증상 해결 차원에 머물고,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현대의학을 발전시킨 사람들조차도 무언가 다른 의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게 바로 보완대체의학입니다.
현대의학은 현미경적으로 조직세포를 들여다보고 이상 유무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통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육체만이 아닌 영적인 존재이고 보이지 않는 기능이 훨씬 더 많은 생명체이므로 그 부분을 볼 수 있는 한의학 같은 것을 받아들이게 된 겁니다.
그래서 현대의학에 한의학을 접목하면 훨씬 더 좋지 않겠냐는 견해가 있었고, 통합의학이라는 이름으로 그걸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미국, 중국, 한국에 많이 있었는데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위담에서 그 접점을 어느 정도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근래 들어와 한의학을 현대의학의 과학적 방법론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했고, 그 덕분에 ‘융합이 가능해졌습니다. 문제는 현대의학, 한의학 의료진 간의 오해와 장벽입니다.
충주위담통합병원에서 암이나 치매, 의학적으로 도전하기 어려운 질환을 융합의학적으로 치료해 좋은 결과를 내면 장벽은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의학이 겸손하게 다가가서 의학과 한의학이 손잡는 계기가 이 병원에서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의학ㆍ한의학의 우월한 점 살리고, 단점ㆍ부작용은 보완
- 통합의학, 융합의학 개념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차이가 뭘까요?
"암을 치료할 때 (현대)의학은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로 암을 공격적으로 제거하는 치료를 하고, 한의학은 암을 죽이는 기능보다는 몸을 보호하는 데 치료의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동안 (현대)의학과 한의학은 따로 암 치료를 해왔습니다. 이제는 역할을 나눠야겠다는 것입니다. 의학은 공격적인 암 치료를 맡고 그 치료의 부작용, 몸의 면역기능 손상 같은 문제는 한의학이 맡는 것입니다.
단순히 각자의 장점을 살리기만 하는 것을 ‘통합의학이라고 한다면, ‘융합의학은 각자의 좋은 점, 우월한 점은 살리면서 부작용이나 단점은 서로 보완함으로써 완벽함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충주위담통합병원에서는 암 뿐만 아니라 모든 질환을 그렇게 치료하는 게 목표입니다.”
- 현대인들은 한의학보다는 임상 근거, 데이터가 축적된 (현대)의학을 더 믿는 편입니다. 그런데 암 같은 질병을 치료할 때는 너무 고통스러워 한의학, 대체의학 같은 것을 찾기도 합니다. 환자들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진단·치료의 과학화, 표준화 사례는 없는지요?
"현대의학이 주류가 될 수 있는 것은 근거에 기반한 의학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한의학은 과학적 기기로 몸의 흐름을 보진 못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는 것처럼 병리 기준을 설정해 놓고 그것에 대한 증상을 연계해서 치료하는 방식으로 경험을 축적해왔습니다. 그 경험과 보이지 않는 인체 기능의 문제를 한의학적인 개념으로 분석해서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현대의학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증상과 빈도(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얼마나 심한지)를 분류 기준에 따라 모으면 굉장히 중요한 진단 기준, 치료 방향을 정할 수 있는데, 이걸 인공지능화 하는 작업을 현재 위담한방병원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 뿐 아니라 맥진(脈診)을 통해 알아내는 것도 대상으로 합니다. 공황장애, 위장의 하수, 혈압 문제 등 각 질환마다 맥이 다른데, 그 맥이 나타내는 값이 어떤 증상과 연결되는지 모델도 만들었습니다.
사실 복부를 만져 알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위와 장, 콩팥, 자궁, 방광 같은 장기들은 손에 만져질 수 있는데, 숙련된 한의사라면 손으로 장기 상태를 알아낼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도 지표화, 점수화해서 증상의 정도와 연결하고 솔루션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한의사가 진단을 할 때 지표로 활용하는 맥, 혀 상태, 복진으로 파악한 것을 데이터 입력 과정을 통해 과학화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독일에서 개발된 경락공릉진단기(EAV)라는 게 있습니다. 현대의학적인 검사(혈액검사, 내시경, 초음파 등)에서도 안 나타나는 원인 미상의 질병이 많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기능적인 문제, 사각지대의 질병을 찾아주는 기기입니다.
경락공릉진단기(EAV)는 복진(腹珍)과 함께 사용하면 점막 이면조직의 림프, 혈액, 근육 상태를 알아내 그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게 해주는 기기입니다. 덕분에 현대의학에서 못하는 진단영역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담적, 난치성위장병 등 많은 질환의 핵심 원인...담 독소가 암의 원료
- 그 경험과 자료가 충주위담통합병원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건가요?
"구현하고 싶은 의학적인 목표가 많은데, 그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담적’과 관련된 질병 치료입니다. 담적이 많은 질환의 핵심 원인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그 원리를 치료에 적용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사실 ‘담은 엄청난 병리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발견했다기보다는 허준 선생의 동의보감이나 중의학에서도 이미 언급된 것입니다. ‘십병구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병이 열 개면 아홉 개가 담 때문에 생긴다는 것인데, 담이 모든 병의 원인이라고 선언한 셈입니다.
담을 이해할 때, 잇몸의 프라그를 연상하면 됩니다. 잇몸의 프라그는 치주질환의 큰 원인입니다. 치주염을 만들기도 하고 잇몸에 스며들어 치석을 만들고, 좀 더 부패하면 위장에서 형성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빨리 먹거나, 과식하거나, 독소가 있는 음식을 먹거나, 야식을 하면 위장이 소화분해를 제대로 못 시킵니다. 위장이 약한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결과 음식잔류(미즙)가 생기는데, 미생물 환경에서 부패가 생기고 프라그가 더 부패한 것과 같은 형상에 독성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이게 위장 안에 형성될 수 있는데, 부패되면 눈에 보이지는 않고 내시경 검사에도 나오지 않죠. 혈액 검사를 해도 그걸 찾아내는 기기가 없습니다.
이런 ‘담이라는 물질이 위장 점막을 뚫고 점막 외벽조직에 끼기 시작합니다. 위장이 굳고, 조직 손상이 오고, 각종 위장병의 원인이 되는데, 내시경 검사에서는 나오지 않습니다. 점막에 생긴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원인을 모르는 위장병은 모두 담이 이면조직으로 스며들어 형성된 문제 때문이라고 알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담적병’이라는 이름 붙였습니다.
배가 아프거나 쓰리고, 체하고, 트림하고, 역류하고, 팽만감이 있는데 내시경 검사에서는 안 나와 치료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런 분들의 증상을 담적으로 진단하고 치료했습니다.
사실 담적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점막 이면조직의 담(썩은 독소)이 축적되면 혈관, 림프절을 타고 온 몸에 퍼지기 시작합니다. 신경을 쓰고 머리가 아프면 머리에 축적되고, 귀에서는 어지럼증을 만들고, 치매, 공황장애, 근육통, 심장 문제, 동맥경화, 우울증 같은 증상도 야기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혈관이 딱딱해지는 동맥경화의 원인도 담이라고 저는 봅니다. 질염, 자궁근종 같은 자궁질환도 담이 껴서 생기고, 담이 간으로 가면 간경화가 됩니다. 당뇨병의 원인인 인슐린 저항성, 섬유근통증, 과민성 대장증후군도 담과 관련돼 있습니다.
충주위담통합병원에서는 암, 위장, 당뇨, 치매 등을 집중적으로 치료해보려고 하는데, 암의 원료도 담의 썩은 독소라고 저는 봅니다. 따라서 담을 없애는 게 암환자 치료에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증명해 낼 것입니다. 치매 연구도 현대의학에서 많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원인을 못 찾았습니다. 저는 담의 독소가 치매의 결정적인 요인일 수 있다는 것을 임상에서 경험을 했고 과학적인 증명하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의료인으로서 박사님의 꿈은 어떤 것입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