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원주민에게는 이런 속담이 전해 내려온다. "당신의 생명이 영원할 것처럼 살아라. 그리고 오늘 죽음을 맞이한다고 해도 좋을 것처럼 살아라." 죽음의 임상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엘리자베스 큐블러 로즈 박사는 죽음의 과정에 대해 "고치에서 나비가 부화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제한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푸른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 같은 체험"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신을 자연에 맡기고, 나비가 되기까지의 고치 안에서의 시간을 어떻게 풍요롭게 만들고 행복하게 지낼 것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암은 답을 알고 있다>(가와바타 노부코 지음/ 상형철 박혜진 옮김/ 물병자리 발행)라는 책이 새로 나왔다. 심리요법을 활용해 암 치료에 획기적 계기를 만든 칼 사이먼턴 박사의 '사이먼턴요법'을 통해 암을 극복하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암은 어쩌면 내 삶을 리셋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필자가 삶의 변화를 통해 암을 치료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잠시 멈춰서서 자신을 돌아 보고, 자신을 솔직히 보면서, 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자신의 삶을 기쁨으로 채워보자는 말이다.
이 책의 저자 가와바타 노부코는 사이먼턴 요법 전문 트레이너다. 2001년 일본 최초로 사이먼턴 전문 트레이너가 된 그의 책을 이해하려면 먼저 사이먼턴 요법을 알아야 한다.
"암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심리요법인 ‘사이먼턴 요법’은 1971년 칼 사이먼턴 박사에 의해 개발되었다. 사이먼턴 박사는 연수의 기간 동안 같은 증상의 환자에 대해 같은 치료를 해도 건강해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악화되는 사람도 있는 모순된 상황을 몇 번이나 경험하였다. 그런 경험을 통해 현대의료에서 빠져 있는 것 가운데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관찰하던 중, 환자의 살아가는 자세가 치료나 치유의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희망을 가지고 치료나 일상생활을 하는 환자는, 절망감에 빠져 치료에 임하고 있는 환자에 비해 훨씬 경과가 좋았다. 치료나 인생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긍정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것이, 건강한 삶에 큰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었다."
사이먼턴 요법의 목표는 암환자들의 ‘삶의 질(Quality Of Life)’을 높이는 데 있다. 암과 죽음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을 기초로 삶에 대한 새로운 설계를 이끌어 준다.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은 몸과 마음의 균형을 되살리고, 치료와 회복에 큰 영향을 미쳐 그 마지막이 완치든 죽음이든 상관없이 충분히 만족한 시간을 채우게 된다.
이런 철학을 실천하는 방법에 대한 이 책은 주변의 다른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오로지 내가 행복감을 찾을 수 있는 길로 들어서도록 방향등을 제대로 바라보라고 말한다. 행복의 갈림길에 선 느낌이 든다면, 어떤 삶을 살 것인가 진지하게 마주해야 한다. 경고등을 무시하고 가던 대로 직진할 건가, 아니면 새로운 방향등을 켜고 행복의 길로 들어설 것인가.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현대의학의 아버지 슈바이처의 금언은 모든 것을 말해준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 안에는 모두 현명한 의사가 살고 있어 무엇을 하면 좋은지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우리 몸을 잘 들여다보면 된다. 정직하게 들여다보고, 자연의 일부인 몸이 부르짖는 행동을 하면서 살면 된다. 자신에게 있어 무엇이 좋은 것인가를 탐구하는 과정이 바로 암 치유의 과정이 된다.
암환자라면, 암환자의 가족이라면, 암과 삶을 조금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인생의 쉼표를 한번 가져보는 것이 좋겠다고 저자는 우리에게 요청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