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으로 치매·비만·에이스 치료 효과
최근엔 4세대 유전자 가위 '프라임 에디터' 등장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암 치료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유전자 가위는 말 그대로 DNA를 자르고 붙이는 기술이다. 최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유전자 가위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DNA 가닥을 원하는 위치에서 잘라내는 효소 단백질이다. 수많은 질병 대부분이 DNA에서 염기 하나가 바뀌면서 발생하는데,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뒤바뀐 DNA를 골라서 교정할 수 있다.
최근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세포면역치료센터 연구에 따르면, 60대 암 환자 3명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암 치료에 나섰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면역 세포를 추출한 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편집하고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DNA 일부를 교정한 후 다시 몸에 주입했다. 그 결과 해당 환자들은 부작용 없이 최대 9개월까지 생존했다. 다만 해당 연구는 첫 임상시험으로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국내에서도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암 치료에 성과가 나오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장미희 박사팀과 세종대 홍석만 교수팀은 혈액암 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면역체계를 방해하는 단백질을 억제하고 면역세포인 '세포독성 T 세포'를 활성화하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는 에이즈와 치매, 비만, 당뇨병 등을 치료하는데 성공했다. 국내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단백질의 효소 유전자를 잘라내는 나노복합 유전자 가위를 개발했고 쥐에 적용해 성공을 거두었다. 중국에서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적용해 아이를 출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엔 좀 더 발전된 유전자 가위가 개발됐다는 소식이 네이처에 실렸다. 4세대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프라임 에디터'다. 크리스퍼는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찾아내 제거하는데 특화됐다면, 프라임 에디터는 여기에 새로운 유전자를 넣을 수 있다. 유전병 90%를 치료된다고 알려진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성상현 박사는 'CRISPR/Cas9 기술을 이용한 질병 치료' 리포트를 통해 "크리스퍼 가위에 기반한 치료법이 임상적 테스트를 거치고 있는 만큼 유전적 질병을 고치고 세포 치료를 진일보시킬 잠재력이 상당하다"며 "유전체에 가해질 오프-타겟(건강한 세포까지 건드리거나, 새로운 암을 만들어내는 부작용)에 의한 변형을 검출할 수 있어야 실질적인 적용단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