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곤충에서 천연 항암면역 원료를 효과적으로 뽑아내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4일 식용 곤충인 백강잠을 이용해 개발한 항암·면역력 증강 기술을 바이오벤처기업 (주)비플럭스파머에 이전했다고 밝혔다. 백강잠은 누에가 회색이 돼 죽은 것으로 민간요법에 사용되는 재료다.
연구진은 식용 곤충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하는 '아스코르빈산 추출법'을 새롭게 개발했다. 현재 널리 활용되고 있는 '열수 추출법'은 뜨거운 증류수에 담아 성분을 추출하는데, 열 때문에 유효성분이 파괴되는 단점이 있다.
연구진은 추출 과정에 비타민C로 알려진 아스코르빈산을 첨가하면 성분 추출시 발생하는 활성산소가 억제되고, 단백질의 변성도 낮아지는 현상을 관찰했다. 아스코르빈산이 갖고 있는 항산화 기능 덕분이었다.
아스코르빈산 추출법으로 얻은 유효성분으로 동물실험을 한 결과, 기존 방식으로 얻은 추출물보다 비장 내 T세포(세포성 면역을 담당하는 림프구의 일종)와 수지상 세포(면역반응을 개시하는 항원제시세포)의 반응이 더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실험에서 암과 세포 내 병원체에 대한 방어 효과로 종양이 감소하는 현상까지 확인했다. 천연물 항암면역 증진 원료로서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진은 "식약처 식품원료로 등재된 식용 곤충 추출물을 이용해 일반인과 회복기 암 환자의 필수 영양공급을 도울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과 항암면역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비플럭스파머, 경희대한방병원 등과 함께 공동협력추진체계를 구성해 기술 실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에 걸쳐 SCI급 국제학술지인 '몰레큘스(Molecules)'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