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의 혈중 수치가 높은 사람은 코로나19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데이비드 배티 역학 교수 연구팀이 바이오뱅크(UK Biobank) 연구 참가자 31만7306명(869명은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한 사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혈관 청소부' HDL콜레스테롤 혈중수치가 높으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게티이미지뱅크
'혈관 청소부' HDL콜레스테롤 혈중수치가 높으면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게티이미지뱅크

전체적으로 HDL의 혈중 수치가 높을수록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이 낮고, 감염됐을 경우에도 입원 치료를 받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특히 입원 치료 위험은 HDL 혈중 수치가 8mg/dL 올라갈 때마다 9%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HDL의 정상 혈중 수치는 남성 40mg/dL 이상, 여성 50mg/dL 이상이다.

분석 결과는 건강 상태, 사회경제적 지위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는 HDL이 염증 억제와 면역 특징을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HDL 자체가 코로나19 감염을 억제한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분석 결과는 연구논문을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검토 전에 미리 공개하는 사이트인 MedRxiv에 실렸다.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거두어 간(肝)에서 처리하기 때문에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리고, LDL(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은 반대로 콜레스테롤을 혈관 벽으로 운반해 쌓이게 하기 때문에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한편 지난 11월 '호흡기 의학(Respiratory Medicine)'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도 HDL콜레스테롤이 코로나19 환자의 바이러스 제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베이징 수도의과대학 연구팀이 코로나19 환자 중 정상적인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인 사람과 낮은 수치를 보인 사람을 비교한 결과, 바이러스 배출 시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코로나19 환자는 바이러스의 배출·제거 시간이 평균 32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정상 수치를 가진 환자들에 비해 3배 정도였다.

지난해 9월 '건강·질병과 지질(Lipids in Health and Disease)' 저널에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코로나19 감염시 심각한 증상을 나타낼 위험성이 2.8배 높다는 사실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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