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손과 발이 저리고 찬 증상이 나타나면 그저 계절 탓이겠거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손발 저림과 시림 등의 증상은 단순히 손과 발에 문제가 아닌 신경 혹은 혈관 건강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손과 발에 나타나는 증상으로 의심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을 알아본다.

◇손가락 저리고 감각 떨어지면 손목터널증후군
손가락이 저리고 손바닥 감각이 무뎌지는 느낌이 든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일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터널을 지나는 정중신경이 어떤 원인에 의해 압박되는 것을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손목터널증후군이면 손목에 통증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엄지와 검지, 중지, 약지 등 손가락과 손바닥 감각이 저하되거나 저린감 또는 따끔거리는 증상이 주된 증상이다. 과도하게 손가락과 손목을 사용할 때 나타난다. 또 임신, 비만, 당뇨, 류마티스·갑상선 질환일 때도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이 생긴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백종훈 교수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성별로 구분해보면 약 90%가 여성에게 발생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저림이나 시림 증상이 없다가 엄지손가락 쪽 손바닥 근육의 위축 및 약화가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물건을 자주 떨어트리거나 손 근육이 말라보인다.  이때는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보통 손목터널증후군 치료는 부목 고정을 통한 휴식과 진통 소염 경구약이 사용된다. 다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경우엔 간단한 수술적 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킨다.

백종훈 교수는 “반복적으로 손을 사용할 시에는 주기적으로 스트레칭을 하거나 10분 정도 쉬는 것이 좋으며, 손목을 구부리거나 편 상태로 계속 일해야 한다면 손목 받침 등을 이용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얼음장처럼 찬 손발, 말초혈관동맥 이상 신호
얼음장처럼 손과 발이 차갑다면 말초혈관동맥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 혈관은 크게 심장과 머리로 가는 중심동맥, 그리고 말초동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말초동맥에는 일반적으로 대동맥과 팔, 다리로 가는 동맥이 해당된다. 

경희대병원 이식혈관외과 안형준 교수는 “말초혈관은 산소와 영양소를 근육세포로 전달하는데 혈액흐름에 장애가 발생하거나 막힐 경우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손과 발의 저림·시림 증상이 대표적”이라며 “말초동맥질환을 방치하면 통증이 생기고 상처가 쉽게 낫지 않아 보행장애는 물론 조직 괴사로 인해 하지를 절단해야 할 수 있는 상황까지 올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말초혈관동맥 이상이 생기면 손발이 찬 증상 이외에도 ▲하지 파행증(일정거리를 걸으면 장딴지 혹은 허벅지에 통증이 유발되고 휴식을 취하면 호전되는 현상) ▲병변이 있는 부위 이하 동맥의 맥박 소실 ▲특징적 피부소견(창백하거나 차갑고, 털이 잘 자라지 못하며 발톱이 두껍고 거친 증상)이 있다.

안형준 교수는 “말초동맥질환자는 심·뇌혈관 질환을 동반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조기 검진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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