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내다가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며 쓰러진다.
단지 드라마에서 극적인 장면을 위해 연출하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도 가능한 일이다. 국내 의료진이 감정 스트레스와 심혈관질환의 연결고리를 밝혀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진원·강동오 교수, 핵의학과 어재선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3차원 입체 분자 영상을 이용해 감정 스트레스가 심근경색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경우 감정 반응을 관장하는 대뇌 영역인 편도체 활성도와 심장마비를 야기하는 동맥경화 염증 활성도 증가는 밀접한 상호 연관성이 존재한다.
감정과 연관된 편도체 활성도는 심근경색의 중증도가 높을수록 뚜렷하게 증가하고, 심근경색이 회복하면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기존 분자 영상 기법에 3차원 입체 영상 처리 기술을 융합해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는데, 감정 활성으로 인한 신호와 동맥경화 염증 간 상호작용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관념적으로만 생각해왔던 감정과 심장마비 발생 간의 연관성에 대해 세계 최초로 3차원 입체분자영상을 이용해 입증했다"며 "감정 스트레스 요인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심장학 국제학술지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홍헌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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