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은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축제일입니다. 

기독교의 축일이지만, 기독교도가 아니어도 기뻐하며 즐깁니다. 

쇼핑과 파티의 날이기도 하고, 사랑과 결실의 날이기도 합니다. 

성스러움과 세속이 어우러진, 그래서 더욱 기쁜 날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좀 다른 분위기입니다.  '블루 크리스마스'라는 말이 나옵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명동은 인산인해,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죠.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교회와 성당은 문을 닫았습니다. 

마음의 위로를 받아야 하는 많은 사람들이 갈 곳을 잃었죠.

그래도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서울 명동성당의 불빛은 안식의 빛이었습니다. 

마치, 2000년전 하늘의 별을 보고 멀리서 찾아온 동방박사들처럼,

사람들은 그저 바라만봐야 하는 아련함으로 기도했습니다. 

이 우울한 2020년이 저물고, 희망의 새해가 오기를.

더이상 갈라서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기를.

서로 어우러져 아픔을 보듬어도 좋은 날이 되기를.

차가운 밤하늘, 깊고 검은 저 곳에는 밝은 달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마치, 홍수로 심판받은 세상의 끝에 무지개가 떠올랐듯.

블루 크리스마스에도 간절한 마음으로 거리에 나온 적은 사람들이, 

십자가와 따뜻한 불빛들과 달과 별을 보았습니다. 

사랑과 헌신을 가르쳐주기 위해 이땅에 온 예수처럼, 기적처럼.

 

Merry Christmas & A Happy New Ye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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