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 기간이 아닌데도 비정상적인 출혈과 함께 분비물에서 역한 냄새가 나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다면 '자궁경부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 입구에 암이 생긴 상태로, 대부분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돼 발생한다.
HPV는 주로 성관계에 의해 전염되기 때문에 성생활을 하는 여성이라면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성생활을 하는 여성 10명 중 8명은 일생에 한 번 감염될 정도로 흔하다.
문제는 HPV 감염이나 자궁경부암은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것. 또 여성에게 흔한 질염이나 곰팡이균 감염에 의한 증상과도 비슷해 분별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주의깊게 살펴보면 암 특유의 특징이 나타나기 때문에 알아두는 게 좋다.
국가암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초기일 때는 ▲비정상적인 질출혈 ▲붉은 빛을 띄는 질분미물 ▲성교 후 출혈 등이 있다. 특히 질출혈은 성관계 후나 심한 운동 후, 질세척 후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이어 중기가 되면 ▲배뇨 후 출혈 ▲배뇨 곤란 ▲혈뇨 등이 나타난다.
암이 상당수 퍼진 상태가 되면 ▲심한 악취를 동반한 분비물 ▲체중 감소 ▲심한 골반통 및 요통 등이 나타난다. 이는 암이 주변 장기를 침윤해 요관이 폐쇄되고 골반 좌골신경에 침범했을 때 주로 나타난다.
또 많은 이들이 냉(질 분비물)이 많이 나오는 것에 불안해하고, 암이 아닐까 걱정하는 경우가 있다. 냉은 자궁경부와 질벽에 분포한 일종의 땀샘에서 만들어진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자극에 의해 분비된다. 배란기에 분비량이 증가하고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양과 함께 시큼, 비릿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컨디션이 저하되면 질 내 유익 세균이 감소하고, 박테리아 같은 유해 세균이 늘어나는데 이 과정에서 질 내 정상 세균 균형이 무너지면서 냄새와 분비물이 증가한다.
자궁경부암이 의심된다면 의료기관에서 비교적 간단한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국가에서 실시하는 무료 자궁경부암 검진(세포진검사)은 1~2분 내외로 간단하다. 자궁경부에 작은 면봉을 넣어 세포를 채취한 뒤, 이를 특수 염색한 후 암세포의 유무를 관찰한다. 결과는 일주일 내로 확인할 수 있다. 또 HPV 검사로도 알 수 있다. HPV 검사는 자궁경부의 검체를 채취한 후, HPV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서 바이러스의 존재 유무를 확인하고 암 발생 위험을 예측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