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오래 씹어 먹어라." 건강한 식습관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다.

어느 껌 회사는 회사 홍보를 할 때 제품을 알리는 대신, 저작(咀嚼) 활동, 즉 씹는 것의 효용성만을 길고 자세히 늘어 놓는다. 어느 연예인은 건강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자 "적은 양의 음식을 입에 넣고 30번 이상 씹어 삼켜요"라고 답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다들 알고 있다. 천천히 오래 많이 씹어 먹으면 건강에 좋다는 것을. 그런데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결단력 실천력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다들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실상은 과학적이고 확실하게 그 효과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많이 씹는 것은 음식물을 잘게 부수어 위나 장에서 소화가 잘되도록 하는데 1차 목표가 있다. 음식물을 씹는 행위 자체가 뇌를 자극해 치매 예방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칼로리 소비, 노화 방지 호르몬 분비, 근육 이완 효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좋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 암 환우를 비롯해 위와 장 같은 소화기계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들에게 오래 씹는 습관은 더욱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오래 씹기의 효능과 방법 등을 소개한다.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 습관은 소화 기능이 떨어진 사람의 건강에 필수적이다.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 습관은 소화 기능이 떨어진 사람의 건강에 필수적이다.

천천히 오래 씹어먹기의 효능

가장 기본적인 잇점은 소화 촉진이다. 포만감과 허기는 아직도 과학적으로 다 밝혀지지 않은 미묘한 문제이지만, 대체로 뇌의 만복중추가 그만 먹으라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하는 시간은 식사 시작 20~30분부터다. 빨리 먹는 사람들은 그 포만감의 신호가 오기 전에 이미 배불리 먹어버린다. 편하게 소화할 수 있는 음식량을 넘어선 것. 그래서 천천히 오래 씹어먹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오래 씹어 먹으면 소화시키기 편하고, 위의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영양분은 쉽게 섭취할 수 있으므로 적은 양만 먹어도 살아갈 수 있다. 또한 소화효소 아밀라아제 분비를 촉진해 소화가 잘 되는 효과도 크다. 

식사를 하다보면 혈당이 올라가는데, 천천히 먹는 것만으로도 혈당 급상승을 막는다. 따라서 흡수된 영양소가 지방으로 쌓이는 것을 예방하고, 씹는 동안 소모되는 칼로리로 인해 체내 축적이 줄어든다. 대체로 일일 섭취 칼로리 중 약 10%가 음식을 씹고 소화시키는데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씹는 동작이 노화를 예방한다는 주장도 있다. 음식을 30회 이상씩 씹을 때 귀밑샘에서 침샘호르몬인 파로틴의 분비가 활성화된다. 이로 인해 체내 활성산소가 줄어들어 젊음을 유지하고 암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치아를 부딪히면서 씹는 동작 자체가 주는 효과도 만만찮다. 저작활동을 통해 뼈와 치아를 단단하게 해주는 석회화 과정이 일어난다. 또 얼굴 근육이 이완되어 표정이 부드러워지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과도 있다. 

 

음식을 천천히 오래 많이 씹어 먹는 것은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식습관. 거친 야채를 많이 먹으면 저절로 식사 시간도 길어지고 오래 씹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음식을 천천히 오래 많이 씹어 먹는 것은 건강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식습관. 거친 야채를 많이 먹으면 저절로 식사 시간도 길어지고 오래 씹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오래 씹는 비결 : 무엇을 어떻게 먹을까

우선 밥을 현미나 잡곡을 섞어 만들어 먹자. 밥이 단단해지고 강한 식감이 있어 백미를 먹는 것보다 저절로 많이 먹게 된다. 뼈째 먹는 멸치와 건새우 등 식감이 단단한 음식들은 저절로 많이 씹어 먹게 되는 반찬 혹은 간식거리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많이 먹자. 대장의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고, 비타민을 섭취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오래 씹기라는 미션을 실천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부드러운 잎 부분과 질긴 줄기 부분을 함께 씹어주면 좋다. 견과류는 껍질이 딱딱할 뿐 아니라 속살 부분도 탄탄해서 잘게 부수려면 씹는 힘이 필요해 씹는 횟수가 자동으로 많아질 수밖에 없다. 

오래 씹는 습관을 들이려면 초반에 노력이 좀 필요하다. 음식을 한 입 떠 넣은 뒤 아예 수저를 식탁에 내려놓고 씹는 회수를 세면서 먹는 것이다. 두세달 하면 습관이 된다.

젓가락을 이용하면 한 입에 들어가는 음식량이 숟가락보다 적으므로 천천히 먹는 습관을 기르는데 도움이 된다. 상대방 없이 혼자서 먹으면 아무래도 식사 속도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상대방에게 30~100회씩 씹어 삼키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함께 식사 속도를 늦추면서 먹으면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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