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백 음식, 특히 소고기나 돼지고기 같은 적색육의 과다 섭취(고단백 식이)가 콩팥(신장) 기능의 감소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콩팥병이 없는 일반인도 고단백 음식을 장기간 섭취하면 콩팥 기능이 감소될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고단백 식이는 하루에 체중 1kg당 1.5g 이상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으로, 하루에 음식으로 섭취하는 칼로리의 25% 이상이 단백질로 구성되는 것을 뜻한다.

소고기 같은 적색육을 장기간 많이 섭취하면 건강한 사람도 콩팥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게티이미지뱅크
소고기 같은 적색육을 장기간 많이 섭취하면 건강한 사람도 콩팥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게티이미지뱅크

과체중이나 비만을 극복하기 위해 저탄수화물 고단백질 다이어트(탄수화물 섭취 비율은 줄이고 단백질 비율을 높이는 다이어트)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나온 발표여서 주목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고강지 교수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 얼바인대학교의 칼란타르 교수 연구팀이 미국신장학회저널(Journal of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 2020년 8월 호에 게재한 논문이다.

콩팥 기능이 나쁜 만성콩팥병 환자에게는 기본적으로 저단백 식이가 권고된다. 콩팥기능이 떨어져 있으면 단백질의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진 질소화합물, 유기산과 인산이 배설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돼 각종 장기의 기능이나 뼈 건강이 나빠지고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를 높이는 위험인자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면 콩팥 기능이 정상인 경우 고단백 식이의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고단백 음식 섭취로 인한 신장 기능저하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대한신장학회 제공
고단백 음식 섭취로 인한 신장 기능저하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대한신장학회 제공

고강지 교수팀은 콩팥기능이 나쁘지 않고, 연구 대상 그룹이 1000명 이상이며, 평균 5년 이상의 추적 관찰을 수행한 관찰 연구들에 대해 문헌을 분석했다. 그 결과 많은 연구에서 고단백 음식을 섭취한 그룹에서 콩팥 기능의 빠르게 감소하거나 말기 신부전으로 진행하는 비율이 높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소고기나 돼지고기와 같은 적색육의 섭취가 콩팥기능의 감소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단백 음식 섭취로 인한 콩팥 기능 감소 기전./대한신장학회 제공
고단백 음식 섭취로 인한 콩팥 기능 감소 기전./대한신장학회 제공

고단백 음식 섭취가 콩팥 기능을 감소시키는 기전 중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다음과 같다. 콩팥으로 가는 혈류량의 증가 및 사구체 내 압력 증가로 과여과(Hyperfiltration)가 유발되는데, 장기간에 걸쳐 이 과정이 반복되면 사구체 경화 및 단백뇨가 생긴다.

고강지 교수는 “콩팥 기능이 정상인 경우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일시적으로 체중 조절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간 섭취하는 경우 기능의 저하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콩팥기능 악화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균형잡힌 식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캔서앤서(cancer answe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