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은 생명력이 강하다. 간염과 간경변, 간암 같은 질병에 걸리기도 하지만 우리 몸의 생존에 필요한 엄청난 일을 해내면서 버틴다. 심지어 간의 70~80%를 절제해도 우리 몸은 기능한다. 원래의 모습대로는 아니라도 간 기능이 복원되기 때문이다.
간암으로 간 절제술을 받는 사람들이 많이 하는 질문이 "진짜로 간이 재생되나요?" "전처럼 되는데 얼마나 걸리나요?" 같은 것이다.
간 절제 수술 후 기능 복원과 관련해 핵심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간은 절제 후 복원된다. 다만 수술 이전 원형대로 복원되는 것이 아니라 기능 중심으로 복원된다.
2. 간 세포가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잘라내고 남은 간의 세포 부피가 커지는 것이다.
3. 간 기능이 회복되는 데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3~5주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고령자, 만성간염이나 간경화가 있을 경우 재생력이 떨어질 수 있다.
간의 재생력을 전제로, 간암 절제수술을 할 때는 재발하지 않도록 충분히 절제하되, 남은 부분이 재생해 간의 기능을 할 수 있을만큼 적절해야 한다.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선물한 벌로 카우카소스 산에 묶인 채 독수리에게 간을 파먹히는 형벌을 받는다. 매일 재생되는 간, 그래서 그의 형벌은 거듭되기만 한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이 이미 간의 재생기능을 알고 있었던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간의 힘은 오래 전부터 주목받아 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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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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