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하늘이, 싱그러운 바람이 
아름다운 날입니다. 

반가운 마음에 북악산 팔각정에 올랐습니다.
하늘은 더욱 파랗고,
저 건너 북한산은 더욱 또렷합니다.
잠시 전염병도, 어지러운 정치도, 복잡한 사회도 잊고
그저 파란 하늘, 시원한 바람에 몸과 마음을 맡깁니다.

두달 동안, 거의 매일 내린 비, 이만한 해가 난 날은 이삼일에 불과했던 듯하네요.
그러니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그렇긴 하지만, 우리가 맑은 날에 이렇게까지 환호한 적이 있는가 싶기도 합니다.

그만큼, 이땅에 마음편히 환호할만한 일이 없었다는 뜻이요
그만큼, 우리가 고개 들어 하늘을 우러를만한 여유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겠네요.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내리면 어이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푸르른 날'은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가 절창이지만,
가객 송창식의 노래는 더욱 멋집니다.
아직 단풍이 들 가을날은 아니지만,
가을, 추분을 1주일 쯤 앞둔 지금,
한번 하늘을 우러르고, 노래 한자락 흥얼거려보면 좋겠네요.
모든 아픔과 답답함, 잠깐이나마 접어두고 말입니다.

"눈이 부시게 그리운 날이다,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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