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불치의 병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대안치료 등 암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연구까지 많아지면서 암의 공포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좀더 확실하게 암세포만을 공격하고 정상적인 세포는 자극하지 않는 첨단치료법도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중입자 치료와 양성자 치료처럼 방사선을 활용한 첨단 치료법도 주목받고 있다. 양성자 치료의 기본 원리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 양성자빔이 인체 내의 정상조직을 투과하여 암 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막대한 양의 방사선 에너지를 쏟아 부어 암세포를 죽이고, 그 이후에는 방사선 에너지가 급격히 사라지는 것을 말한다. 즉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암 병소만을 타격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다. 방사선 치료만으로 수술에 준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고령환자나 만성질환이 있는 등 수술을 견디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주로 시술한다.
현재 국내에는 중입자 치료기기가 아직 도입되어 있지 않은 상태. 2022년 연세암병원에서 연세중입자암치료센터를 통해 첫 진료를 시작할 계획이다. 양성자치료는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 삼성서울병원 양성자 치료센터 등 2곳에서 가동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양성자 치료센터에 의하면 양성자 치료 성과는 초기 폐암에서는 국소 제어율이 85~100%, 진행성 폐암의 경우 항암화학요법과 양성자 치료를 병행하고 있는데 80~85%의 성과를 내고 있다. 기존 엑스선 치료가 국소 제어율 65% 안팎이었던 것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삼성서울병원 측은 “1990년에 암환자 치료를 위한 양성자 치료기가 처음 도입된 후, 최근 들어 놀라운 기술발전으로 양성자 치료기의 보급이 전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엑스선을 넘어선 차세대 방사선치료기로서 더 많은 암환자들이 양성자 치료를 받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성자 치료보다 더 강력한 것이 중입자 치료. 중입자(탄소원자)를 빛의 70% 속도로 가속한 뒤 환자의 암조직에 투사하면 닿는 순간 방사선 에너지를 방출해 암세포의 DNA를 파괴하고 암조직만 사멸시키는 원리다. 암세포 사멸률이 양성자에 비해 3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균 30회 치료를 받는 양성자에 비해, 중입자 치료는 12회만 받으면 된다.
현재 중입자치료기는 독일 이탈리아 일본 중국 등 전세계에 10대 밖에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2022년 연세의료원에서 도입하면 우리나라에서도 독자적으로 중입자 치료가 가능해진다. 연세의료원은 도시바의 중입자 치료시스템을 도입하기로 계약을 맺어놓은 상태다. 2020년 12월 설치와 시운전을 할 예정이고, 첫 치료실이 2022년 12월에 완성되면 환자 치료가 시작된다.
▷암 환우를 위한 정리
강력한 중입자 치료 대상자는 우리나라 암 환자의 20% 수준. 5년 생존율이 낮은 난치성 암들과 고령 암환자가 대상. 현재는 일본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가까운 곳을 찾는 방법이다. 500만엔 안팎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성자치료는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에서 받을 수 있다. 취약계층의 경우 진료비 혜택도 있는 등 치료비용도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18세 미만 소아암은 전체, 성인은 흉부암(폐암, 식도암 포함), 복부암(간암, 췌담도암 포함), 두경부암(안구암 포함), 뇌종양, 방사선 치료부위 재발암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2000만~3000만원이 들던 1주기 치료가 100만~500만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또한 국립암센터는 2011년부터 저소득층 환자를 대상으로 양성자치료비 지원사업도 지속해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