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감정 표현도 김치처럼 숙성이 필요합니다 < 장정희 마음치유전문가 < 전문가 칼럼 < 큐레이션기사 - 캔서앤서(cancer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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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희 마음치유전문가

감정 표현도 김치처럼 숙성이 필요합니다

2022. 07. 27 by 장정희 기자

내가 왜 그랬는지 몰라. 그러지 말아야 했어.” 일단 쏟아 놓은 말이나 행동으로 후회할 때 흔히들 하는 말이지요.

마음이 아픈 고객들과 심리상담을 하다 보면 상처와 갈등의 알맹이엔 꼭 정제되지 않은 감정의 말이 존재합니다. 그 때 그 때 드는 감정을 곧바로 드러내는 바람에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게 된다는 뜻입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대통령의 도어 스테핑(출근길 약식 인터뷰)이 논란이 되는 이유도 정제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표현 탓이라고 하는데, 인간 관계에서 갈등이 생기는 이유도 숙성되지 않은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면 생각과 감정을 숙성하는 시간을 가진 뒤 좀 더 정제되고 정리된 언어와 태도로 건강하게 소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감정과 생각, 표현(말)으로 나눠 생각해보겠습니다. 첫째, 감정과 생각을 숙성시키는 방법은요, 지금 내 감정이 사실에 근거해 나온 것인지, 아니면 내 느낌인지 따져 본 뒤, 느낌을 배제하고 사실만 남기는 겁니다.

둘째는 그 생각을 표현하는 말인데요. 급하게 말하지 말고 ‘생각한 뒤 말 하기’ 즉, 느리고 차분하게 말을 하거나 말하는 것을 일단 멈추는 것입니다.

"잠깐만요"

생각 중인데요."

"기다려 주세요."

"아직 생각 정리가 안돼서요. 나중에 답변 드려도 될까요?"

이렇게 즉답을 미루는 겁니다.

얼마 전 신문 기사를 읽었는데, 19세 때 처음 만난 뒤 79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오며 단 한 번도 다투지 않았다는 100세 동갑내기 부부의 스토리였습니다.

두 분의 금슬이 오랜 세월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은 다음 인터뷰 내용으로 알 수 있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항상 키스하고, 의견 충돌이 있으면 이야기하기 전 서로에게서 떨어져 잠시 각자의 시간을 가져요."

저는 오늘 점심에 잘 익은 김치 반찬 하나로 밥 한그릇을 뚝딱 해치웠습니다. 잘 숙성되면 김치도 예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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