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화가 많이 나지요?...방에 들어가 '화'를 마주해볼까요? < 장정희 마음치유전문가 < 전문가 칼럼 < 큐레이션기사 - 캔서앤서(cancer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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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희 마음치유전문가

화가 많이 나지요?...방에 들어가 '화'를 마주해볼까요?

2022. 07. 12 by 장정희 기자

화를 안 내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 어쩌면 있을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 아예 화가 나지 않는 사람도 있나요? 그건 좀 어렵다고 봅니다.

우리 심리상담센터를 찾는 내담고객과 상담을 하다 보면 '화(火)'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눕니다. 가족에게, 직장 동료나 친구에게, 어떤 경우엔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납니다. 특정 대상이 없이 그저 상황이나 환경에 화가 나기도 합니다.

화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마음 건강을 좌우합니다./게티이미지뱅크
화를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마음 건강을 좌우합니다./게티이미지뱅크

힘든 마음의 가장 중심에 '화' 가 자리잡고 있는 걸 보면 이 화를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마음건강에 중요한지 알게 됩니다. 게일 실버가 쓴 동화책 '화가 났어요'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꼬마 주인공 얀이 블록쌓기를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가 저녁을 먹으라고 부르십니다. 더 놀고 싶은 얀은 할아버지가 불러도 말을 듣고 싶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마음을 숨긴 채 눈물을 뚝뚝 흘리며 큰 소리로 울었지요. 할아버지가 말씀하십니다. "얀아, 네 방으로 들어가 화와 함께 앉아 있어라"라고요. 

우리는 자주 '화'라는 감정에 매몰돼 정작 왜 화가 났는지 그 이유를 모를 때가 많습니다. 부정적 감정에 빠져 누군가를 원망하며 화를 더 활활 키우기만 할 뿐입니다. 오죽하면 불을 뜻하는 '화(火)' 자를 쓰겠습니까.

꼬마 얀의 욕구는 아주 단순합니다. '더 놀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얀은 그 마음을 감춘 채 '나는 더 놀고 싶은데 할아버지는 내 마음도 몰라주고 밥을 먹으라고 부르시네. 만약 내가 곧바로 일어나지 밥을 먹으러 가지 않으면 야단을 치시겠지!' 하면서 원망과 불안이라는 감정을 더하여 화를 키우고 급기야 울어버린 겁니다. 온전한 화가 아니라  '때가 끼어 있는' 화, 흔히 말하는 화풀이가 되는 거지요.

요즘 여기저기서 싸우는 모습을 자주 목격합니다. 폭염이 계속되는 여름이라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지요. 싸우면서도 대부분 "날씨도 더워 죽겠는데 짜증 나게!!"라고 소리를 지르더라고요. 

화가 날 때, 조용한 곳에 들어가 부드럽게 화를 마주해봅시다./게티이미지뱅크
화가 날 때, 조용한 곳에 들어가 부드럽게 화를 마주해봅시다./게티이미지뱅크

사실은 누군가가 화를 나게 만든게 아니라 날씨가 너무 더워 힘든 겁니다. 무덥고 습한 날씨 탓에 잠도 못자는 등 힘들어 죽겠는데 마스크까지 착용해야 하는 현실. 게다가 천정부지로 뛰는 물가와 경제위기가 닥쳐온다는 뉴스,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됐다는 뉴스까지, 우리를 화나게 만드는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미 잔뜩 화가 나 있는 상태이니,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끼리  작은 부딪힘에도 참지 못하고 죽어라 소리 지르며 서로 으르렁대는 것 아닐까요.

화가 날 때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화(火)'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가 부드럽게  마주해보면 어떨까요? "왜 그렇게 벌겋게 달아오른 거니?"라고 물어주는 순간 기적같이 화가 가라앉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화를 마주하는 동안 지금 자신을 못 견디게 만드는 화의 실체가 아주 단순하다는 것을 금세 알아차리게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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