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심리적인 문제를 호소하는 내담 고객 대부분은 “불안하다”고 합니다.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점은 똑 같습니다. 일단 불안한 마음이 생기면 ‘불안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합니다.
부정적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질수록 불안의 강도는 점점 더 세집니다. 손발에 땀이 나고 가슴이 뛰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합니다. 가슴 통증이 느껴지거나 불면증이 생기고 타인을 대하기가 두려워집니다.
불안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정신적 충격입니다. 갑자기 충격적인 일을 겪고 난 뒤 심리상담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충격을 해결하지 않으면 또 다른 사건이 느닷없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게 됩니다.
만약 자기 자신이나 가족, 사회에 대한 기본 인식이 형성되는 나이(6세 전후)에 부정적인 경험을 했다면, 그게 불안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 나이에 자신은 사랑받는 존재가 아니라고 느끼거나, 부모는 신뢰할 수 없어 아무도 믿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주변과 세상이 모두 적으로 인식되어 사는 것 자체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불안증은 증상이 심각하지 않다면 스스로 다스릴 수 있습니다. 불안은 우리가 억지로 생기지 않게 하거나 멈출 수 없는 느낌입니다. 불안이 삶에 영향을 줄 정도로 문제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면 됩니다.
불안이 문제가 되는 것은 우리가 그 느낌을 왜곡된 생각을 통해 확대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불안 뒤에 따라오는 생각을 멈출 수 있다면 그로 인한 고통도 없앨 수 있습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아 불안하다’는 생각 때문에 괴로운 거니까요.
어떤 분은 심지어 ‘오늘은 왜 안 불안하지? 안 불안하니까 더 이상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불안해서 발표도 못 하면 어떻게 하지?’, ‘이렇게 불안한데 아무 데도 못 나갈 거야’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 때문에 힘들고 불면증에 시달리고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하게 되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멈추고 불안하다는 느낌은 그냥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보세요. ‘그래, 불안해봐라’ 하면서요. 아무것도 하기 싫으면 아무것도 하지 마시고요. ‘괜찮아, 불안한 거 이해해’라고 하면서 느낌을 다 받아주면 어느새 느낌은 사라집니다.
큰 심호흡과 혼잣말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언젠가 제 내담 고객이 “너무 불안해서 가슴이 뛰고 손발이 떨려 아무 일도 못 하겠다”며 휴대폰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복식호흡이라는 급처방을 해드렸습니다.
“배가 불룩 나오도록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그 상태를 1~2초 유지했다가, 조금씩 천천히 끝까지 내뱉으세요. 10회를 반복한 다음 본인 생각이 어디에 가 있는지 보세요. 생각이 가 있는 곳(나쁜 상황 또는 일)에 몸이 가 있어서 가슴이 뛰는 겁니다.”
부정적 생각이 머물러 있는 곳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합니다. 생각을 지금 몸이 있는 곳으로 데리고 오세요. 주변의 무엇이든 만지거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지켜봐요. 앞으로 안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불안한 상황에 가 있거나, 부정적 경험을 한 과거에 생각이 가 있다면 다음과 같이 소리 내어 말하세요.
“과거는 이미 지났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내가 불안해하는 일이 올지 안 올지는 누구도 모른다. 나는 현재에 있으니, 생각도 현재에 집중한다.”
그 다음 내 주변에 있는 사물과 내 손의 느낌, 냄새 등 오감에 집중해보세요. 불안 극복에 한결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