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번 씹기의 힘!
몸에 좋은 식사법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딱 이렇게 6글자로 표현할 수 있다. '빨리, 빨리'가 일상화된 현대인의 식사 시간은 무지 짧다. 길어야 20분이고, 10분 이내에 한 끼 식사를 끝내는 사람이 많다. 이미 오랫동안 그렇게 식사를 해와 습관이 되었기에 백번 씹기는 무지 어려운 일이다. 수십년 된 습관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경천동지할 사건이 없다면 결심하기도 꾸준히 실행하기도 쉽지 않다.
백번씹기는 식이요법에서 꼭 필요한 식습관 중 하나다. 암투병 중 백번 씹기의 경험을 전해주고 있는 캔서앤서 유튜브 채널 [홍헌표의 암사랑 코칭]
예전에 암환우 대상 면역력 향상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함께 식사하던 환우들의 반응이 놀라웠다. 백번씹기를 포함한 식이요법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아는 분들인데도 "속에서 빨리 (음식) 들어오라고 난리를 치는데 어떻게 오래 씹을 수 있나요?"라면서 습관을 못 고쳤다. 맵고 짠 음식, 밀가루로 만든 면류는 음식 특성상 오래 씹을 수가 없으니 더더욱 백번씹기가 힘든 일이다.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도 소화 흡수가 잘 되지 않으면 영양소를 유익하게 활용할 수 없다. 소화 흡수의 시작이 바로 입안에서 씹는 것이다. 우리 입안의 침에는 소화-지방 분해작용을 하는 아밀라제를 비롯한 여러가지 효소가 섞여 있다. 오래 씹을수록 그 효소의 효과가 높아진다.
음식을 씹을 때 귀밑샘에서 나오는 파로틴 성분은 혈관 기능을 좋게 만들고 백혈구를 활성화해 면역력을 높인다. 또 씹는 것 자체가 우리 뇌 신경을 자극해 스트레스 완화 호르몬을 분비하니 백번 씹기는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면역력을 높여주는 셈이다.
그러면 한끼 식사 시간은 얼마면 될까? 최소한 30분은 되어야 한다. 식이요법을 통해 건강해지고 싶다면 "무조건" 한끼 식사 시간을 30분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래 씹는 습관을 들이는 방법은 이렇다.
우선 음식을 바꿔야 한다. 맵고 짠 음식, 너무 단 음식을 피해야 한다. 이른바 단짠음식은 어쩔 수 없이 밥과 함께 빨리 씹어 삼킬 수 밖에 없다. 저절로 삼키게 되는 라면, 국수 같은 면류도 피해야 한다. 그리고 먹을 때 시각, 미각, 청각을 동원해 먹는 행위를 즐기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밥 한 숟가락 뜨고 숟가락 내려 놓고, 반찬 한 번 입에 넣고 젓가락 내려놓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숟가락이든 젓가락이든 손에 들고 있으면 습관적으로 음식을 집게 되는데, 아예 수저를 내려 놓고 횟수를 세어가며 씹는 것이다. 이를 한달만 지속할 수 있다면 옛 습관은 버리고 새로운 습관이 생길 것이다. 식이요법의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