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엉킨 목걸이 줄 풀리듯 상처입은 사람 관계도 풀렸으면... < 장정희 마음치유전문가 < 전문가 칼럼 < 큐레이션기사 - 캔서앤서(cancer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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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희 마음치유전문가

엉킨 목걸이 줄 풀리듯 상처입은 사람 관계도 풀렸으면...

2020. 02. 11 by 장정희 기자

저는 유난히 가느다랗고 작은 액세서리를 좋아합니다. 선물하는 사람은 “금값이 얼마 안 들어 좋다”며 우스갯소리를 하는데요, 큰 액세서리는 제게 안 어울려서 가지고 있어 봐야 무용지물이 되지요.

자연스럽게 가느다란 목걸이가 많아지는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줄이 엉켜 매듭이 생긴다는 단점이 있긴 합니다. 바쁠 때 30분씩 낑낑 대며 매듭을 풀다가 그냥 던져 놓은 목걸이가 한두 개가 아닙니다.

게티 이미지 뱅크.
게티 이미지 뱅크.

 

그런데 얼마 전 제가 가장 아끼는 진주 목걸이가 꽁꽁 엉켜 풀리지 않는 거예요. 자주 착용하고 있고 유난히 아끼는 거라 풀어 보려고 안간힘을 썼어요. 실같이 가는 금 줄이 잡힐 듯 안 잡히고 풀릴 듯 안 풀리는데, 온갖 짜증이 났습니다. 옆에 있던 친구에게 좀 풀어 달라고 했는데, 인내심 하나는 국보급인 그 친구도 결국 못 풀고 포기를 했습니다.

‘이제 이 목걸이도 다른 목걸이들처럼 던져 놔야 하나’ 하고 절망에 빠질 즈음, 그 친구가 어디서 알아냈는지 밀가루를 묻혀서 풀면 금방 풀린다고 알려줬습니다. 혹시나 하며 시키는 대로 해봤더니 정말 기가 막히게 엉켰던 목걸이가 술술 풀리는 겁니다. 쓸 수 없었던 목걸이들이 하나 둘씩 살아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맺는 관계 속에서도 이처럼 맺힌 매듭을 풀지 못해 잘라져 나간 인연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요? 부모 자식 간에, 부부 간에, 형제 간에 엉켜 있는 매듭을 풀지 못해 답답함과 미움과 서운함을 그냥 가슴에 품고 사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남보다 못한 관계 속에 상처를 안고 사는 가족들도 있습니다.

매듭은 잘라내는 게 아니고 푸는 거라는 생각, 그리고 또 어디엔가 분명 그 매듭을 푸는 방법이 있겠지요?

힘겹게 암 투병 중인 분들이 많습니다. 암의 원인은 워낙 다양하지만, 목걸이 매듭처럼 엉켜서 풀기 힘든 타인과의 관계가 마음의 병이 되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암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완치 과정에서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얽힌 관계도 슬슬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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