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임영웅 노래의 "손", 심리상담실에서 만나는 "손" < 장정희 마음치유전문가 < 전문가 칼럼 < 큐레이션기사 - 캔서앤서(cancer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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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희 마음치유전문가

임영웅 노래의 "손", 심리상담실에서 만나는 "손"

2020. 08. 07 by 장정희 기자

"손을 잡아주세요." 유니세프(UNICEF)의 슬로건입니다.

"우리에게 두 손이 있는 건 한 손은 자신을 돕기 위해 한 손은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서!”라는 말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세상을 떠날 때 가장 많이 하는 소리가 ‘손’이라고 합니다. 손을 잡아 달라는 말을 남기고 이승을 떠난단 말이지요. 같이 갈 수 없음을 잘 알면서도, 떠나도 아주 떠남이(잊혀짐이) 아니고 정은 두고 가고 싶은 마음 때문이겠지요.

사랑하는 사람의 체온을 느끼고 싶은 간절함에 마지막 힘과 숨을 몰아 “손, 손을 달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신체 부위 중에 손만큼 많은 일을 하는 부위도 드문 것 같네요. 손과 관련된 표현도 참 많습니다. 심지어 대중가요 가사에도 손은 빼놓을 수 없는 단어입니다. 사랑과 위로의 노래에는 영락없이 등장합니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가수 임영웅의 노래 <이젠 나만 믿어요>에도 “내 손을 잡아 날 이끈 사람"이라는 노랫말이 있습니다. 시대를 초월해서 유행가에는 각기 다른 의미의 ‘손’이 등장합니다.

"젖은 손이 애처로워 살며시 잡아본 순간~"(하수영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그대의 고운 손이 세월에 변했어요, 못 지켜줘서 미안해요"(SG워너비의 라라라)

"내 손에 가진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노사연의 바램)

저의 심리상담실에서도 많은 ‘손’을 만납니다. "저는 남자 손만 보면 저절로 몸이 움찔해요." 아빠에게 자주 맞은 자녀, 남자에게 추행을 당한 여성들의 한결같은 고백입니다. 불안증을 겪는 사람의 손끝은 물어뜯은 흔적이 역력하고, 반복되는 거절을 경험한 이들은 손을 감추기도 합니다.

제가 먼 길을 마다 않고 달려가는 맛집 중 <엄마손만두>라는 만두 가게가 있습니다. 음식의 종류는 달라도 ‘엄마 손’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맛집이 수없이 많은 이유는 뭘까요? 엄마 발도 아니고 엄마 눈도 아닌 ‘엄마 손’. 고무 장갑을 끼지 않고 조물조물 만드는 손 맛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으로 우리의 손은 많은 걸 할 수 있습니다. 조롱과 욕설, 사랑과 위로, 살려냄과 죽임, 선택과 버림. 지금 당신의 두 손을 보셔요. 그 손으로 나는 오늘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내일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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