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요 속 '꼬부랑 할머니~'는 왜 그렇게 됐을까.

나이를 먹어서. 척추가 휘어서. 근력이 딸려서... 다 맞는 말이다. 좀더 이론적으로 신체공학적으로 말하면 척추기립근이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근육은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나이를 먹지 않는 조직이다. 달리 말하면 나이를 먹더라도 단련하면 정상적 탄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통념에 의해 나이에 맞춰 살기 때문에 실제로 그렇게 되는 경우는 적지만, 70대 몸짱도 주변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이유는 근육은 나이와 관계 없이 단련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척추가 받쳐주고 있다. 온몸의 중심을 잡고 움직일 수 있는 기틀이 바로 척추이고, 그 뒤쪽 주변에는 척추기립근이 척추를 보호하고 있다. 이 척추기립근이 팽팽하게 제 기능을 해야 척추가 쭉 펴져, 앞으로 꼬부라지지 않게 된다. 매일 받는 중력의 압박, 앞으로 기울어지는 생활 습관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보루인 셈이다.

나이를 많이 먹어 허리가 구부정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치더라도, 젊은 나이에 등허리가 아파서 어쩔 줄 모르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특히 가정주부들. 다 비슷하다. 설거지하고, 청소하고, 아이 숙제 같이 보고, 장 보고.... 집안 일 하는 매 순간이 허리를 구부리는 동작을 담고 있다. 그런데 등허리 운동을 하지 않으니, 척추기립근은 늘어난 상태에서 탄력을 잃을 수밖에 없고, 척추는 근육의 도움없이 버티자니 아프다. 어쩌다 한번 허리를 펴면 뼈가 두둑거리고, 통증도 따른다.

대표적인 등허리운동 2가지, 랫풀다운(왼쪽)과 턱걸이. 등허리 즉 척추부위를 긴장시킨 뒤 등근육을 중심으로 잡아당기는 운동이다. 견갑골 주변의 광배근과 등허리 척추기립근의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대표적인 등허리운동 2가지, 랫풀다운(왼쪽)과 턱걸이. 등허리 즉 척추부위를 긴장시킨 뒤 등근육을 중심으로 잡아당기는 운동이다. 견갑골 주변의 광배근과 등허리 척추기립근의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등허리 운동의 기본, 턱걸이와 랫풀다운

몸의 뒤쪽에 신경을 써야 하는데, 우리는 운동을 이야기할 때 주로 앞면에만 관심을 갖기 쉽다. 동안과 발달된 가슴, 탄력있는 알통과 팔뚝. 요즘엔 뒤태도 관리하는 바람이 불고 있지만, 주로 엉덩이가 타깃이다. 생활 속에서 진짜로 필요한 것은 등허리인데 말이다. 

집콕시대, 집에서 하는 운동. 이번에는 등허리 운동이다. 

등허리를 펴고 척추기립근을 강화하는 운동을 통칭해 등허리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등허리 운동의 대표선수는 턱걸이(매달리기)와 랫풀다운이다. 턱걸이는 다 아는 유명한 운동이고, 랫풀다운은 위에 설치된 바를 아래로 잡아당기는 운동. 둘 다, 꼿꼿하게 등을 펴고 C커브를 유지하는 자세를 기본으로 하면서 팔뚝의 삼두박근과 등판의 광배근을 주요 동력으로 사용하는 운동이다.

이 운동들은 기구가 있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집에서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집에도 비슷한 효과를 내는 운동을 할 수 있다.

 

 

두 손에 봉을 들고 윗몸 굽혔다 펴기 

먼저 루마니안 데드리프트. 말은 아주 어렵지만, 동작은 간단하다. 바닥에 놓인 무거운 바를 두 손으로 잡고 허벅지와 등허리의 힘으로 들어올리는 것이 데드리프트인데, 이 운동은 주로 하체의 힘을 길러 준다. 이를 변형해, 일단 들어올린 뒤 무릎 아래까지 천천히 내렸다, 좀 더 힘있게 다시 끌어올리는 운동이 루마니안 데드리프트다. 이때 힘을 쓰는 부위는 등허리. 척추기립근의 힘으로 사물을 들어올리며 등허리를 쭉 펴 뒤까지 완전한 C커브가 형성되게 하고, 그 모양을 가능한 한 유지하면서 다시 아래로 내리는 동작이다. 

헬스클럽에서는 무거운 바벨을 들고 하지만, 집에서는 바 형태의 아무 물건이나 들고 하면 된다. 기자는 골프채 2개를 활용했고, 긴 우산이나 커튼봉도 괜찮다. 다만 어느 정도 무거운 것이면 좋겠다. 너무 가벼우면 바른 자세를 잡기 어렵기 때문. 물론 운동효과도 조금 무게가 있는 쪽이 좋다. 

바를 허벅지와 무릎 앞에 위치시키면서 몸선을 타고 아래로 내리고, 위로 올린다는 데 집중하고 아래로 내릴 때 허벅지 뒤쪽이 스트레칭된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천천히 운동하는 게 중요하다. 

 

두 손에 물건 들고 팔꿈치 굽혀 등뒤로 보내기

벤트오버 덤벨로우는 헬스클럽에서 덤벨(아령)을 들고 하는 운동. 허리를 C커브를 유지한 채 앞으로 접어 굽히고, 무릎을 적당히 구부린 상태에서 덤벨을 든 두 손을 수직으로 등 뒤로 들어 올리는 동작이다. 약간 안으로 모아주면서 팔꿈치끼리 등 뒤에서 만날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도록 조금 짜주는 움직임이 좋다. 

집에서는 손에 쥐어지는 물건을 두 손에 들면 된다. 기자는 2L 생수병을 들고 운동을 했다. 손잡이가 좀더 잘 되어 있는 섬유유연제나, 가벼운 아령이 있다면 더욱 편할 것 같다. 

이 동작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냥 앉은 상태, 서있는 상태에서도 두 손을 앞으로 뻗었다가 뒤로 보내며 근육을 짜주는 동작을 하는 것만으로도 등허리가 시원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루마니안 데드리프트가 좀더 아래쪽 허리에 초점이 맞춰진다면, 벤트오버 덤벨로우는 견갑골에 가까운 위쪽 등허리 근육을 자극한다. 두 운동 모두 허리를 시원하게 C커브로 유지한 채 해야 하는 운동이고, 팔이 아니라 등허리 근육으로 동작을 만든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고 등허리 운동을 소홀히 하면, 나이를 먹으면서 급격하게 약해지는 척추를 갖게 될 것이다. 척추기립근은 늙어서도 꼿꼿한 허리를 유지할 수 있는 특급 근육이다. 이 근육은 아주 강하기 때문에 잘만 관리하면 '청춘 허리'를 선물해 준다. 

집에서 일하는 주부들, 환우를 돌보느라 심신 지친 가족들, 그리고 투병으로 인해 몸에서 힘이 빠져 허리를 펴기도 어려운 사람들, 모두 다 척추기립근 운동을 해야 한다. 그래야 오랫동안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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