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치료를 하면 항암제의 독성 때문에 치료 시작 7~14일 사이에 면역을 담당하는 백혈구의 수치가 떨어진다. 백혈구 수치가 지나치게 많이 떨어지면 면역력의 저하로 인해 세균,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여러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백혈구 중에서도 특히 주목해야 할 수치는 세균, 곰팡이를 죽이는 등 인체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호중구다. 백혈구는 과립구, 림프구, 단핵구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그 중에서 과립구(호중구, 호산구,호염기구)의 하나인 호중구 수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호중구는 백혈구의 50~70%를 차지하기 때문에, 호중구의 수치로 면역력 상태를 가늠해볼 수 있다.
백혈구의 정상수치는 혈액 100만분의1 L당 4000~1만개, 호중구의 정상수치는 혈액 100만분의1 L 당 2000~7500개다. 호중구 수치가 1500개 아래로 떨어지면 '호중구 감소증 ' 진단을 받는다. 즉, 면역 저하 상태가 되는 것이다.
호중구 수치가 떨어지는 이유는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가 암세포 뿐 아니라 정상 세포도 공격하기 때문이다. 항암제가 피를 생산하는 골수에 영향을 미쳐 호중구를 포함한 백혈구 생산이 줄거나 파괴된다. 호중구는 항암치료 등이 끝나 면역체계가 회복되면 다시 증가한다.
문제는 호중구 수치가 떨어져 있는 상태, 즉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진 상태에서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전염성 질환이 있는 사람과 접촉을 피하고 반려동물 등 동물의 배설물과의 접촉을 삼가야 한다. 외출했다 돌아오거나 식사하기 전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고, 식물에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표면에 묻어 있는 곰팡이가 환자의 호흡기를 통해 들어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피해야 하는 음식도 있다. 껍질째 먹는 과일, 곰팡이가 함유된 치즈를 피해야 하고 우유는 고온으로 살균된 멸균 우유를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잘 씻기지 않는 채소도 피하는 게 좋고, 익혀서 먹는 게 좋다. 날생선 등 익히지 않은 해산물도 안 먹는 게 좋다. 호중구 수치가 너무 낮으면 김치처럼 유산균이 들어있는 음식도 피해야 한다. 건강한 사람과 달리 유산균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