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연구원이 코로나19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면서 동시에 인체의 면역 기능을 향상시키는 치료법을 찾아냈다.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학 연구소에서 재직중인 신동혁(31) 박사는 이반 다키치 교수 연구진과 함께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 가위'를 무력화하는 방법을 29일 (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에 발표했다.

바이러스가 증식하기 위해 단백질을 생성하면 ‘단백질 가위’가 여러 조각으로 이 단백질을 쪼개야 제 기능을 갖게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는 ‘단백질 가위'라고도 불리는 ‘파파인 프로테아제(PLPro)’가 있는데, 우리 몸에서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ISG-15’라는 단백질 세포는 PLPro를 만나면 무력화된다.

신동혁 박사가 찾은 새로운 치료법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때 썼던 약물인 ‘GRL-0617’를 사용하여 PLPro를 차단시키는 것이다. 이 약물은 PLPro과 결합되면 면역 단백질 세포인 ISG-15가 자유롭게 풀려나 면역기능도 회복된다. 한 가지 치료법으로 두 가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이 연구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 연구와는 다른 단백질을 공략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기존 연구는 바이러스가 세포 속으로 침입하기 위해 필요한 ‘스파이크 단백질'을 무력화시키는 전략을 썼다.

신동혁 박사는 “에이즈 치료에서 보듯 바이러스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2가지 이상의 약물을 함께 투여하는 칵테일 요법을 쓴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하나의 약물로 두 가지 치료 효과를 동시에 낼 수 있는 길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신 박사는 성균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2017년부터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학 연구소에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