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성 간암, 항암ㆍ방사선 후 표적치료제 사용하니 효과

연세암병원, 47명 임상시험 결과 발표…생존율 증가

2020-07-15     이보람 기자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방사선치료와 항암제 등을 함께 실시하는 병용요법이 생존율 향상과 암 세포 축소에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연세암병원 간암센터는 진행성 간암(수술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자 47명을 대상으로 방사선 치료를 실시하는 동시에 간에 항암약물을 직접 투여했더니, 환자 생존율이 증가하고 일부는 병기가 낮아져 간 절제 및 간 이식까지도 가능해졌다는 임상시험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방사선·항암 병행 치료 후 표적치료제를 사용한 경우, 환자 절반 이상이 암세포가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행성 간암 환자에게 ‘항암+방사선+표적’ 병용요법이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이 실시한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은 간동맥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다. 방사선 효과를 증진해 종양 축소 효과를 높이고, 동시에 간 내 전이를 억제한다. 또 간동맥으로 항암제를 주입해 ▲오심▲구토▲식은땀▲어지럼▲호흡곤란 등 항암제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인다.

연구팀에 따르면,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 치료를 시작해 한 달이 지난 후,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종양 반응을 보인 환자)는 44.7%였다. 이후 47명 중 34명은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으로 유지 치료를 받았다.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는 53.2%로 약 8.5%의 환자가 추가로 호전됐다.

특히 47명 중 9명(19.1%)은 치료 후 병기가 낮아져 완치를 위한 간 절제술 또는 간 이식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또 이번 임상시험을 실시한 47명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24.6개월로 생존율이 향상됐다. 이는 진행성 간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약 12개월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간문맥에 암세포 침범이 있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13개월로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간문맥에 암세포 침범이 있는 환자의 생존 기간은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보존적 치료를 받았을 때 2~4개월 ▲소라페닙으로 치료를 받은 경우 6~8개월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방사선종양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Radiation Oncology, Biology, Physics) 최신호에 게재됐다.